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랜딩 박사 Feb 09. 2021

The Coop, 하버드와 MIT의 공식 상품 판매처

The Harvard Cooperative Society

1882년에 설립된 하버드 협동조합(The Harvard Cooperative Society)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하버드의 재학생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은 Co-op(코업)으로 불리는데, 하버드의 협동조합은 Coop(쿱)으로 불린다. 이 곳에서는 하버드와 MIT의 공식 상품인 의류, 머그컵, 문구류, 소품 및 장식품 등을 구입할 수 있으며 회원에게는 10%의 할인이 주어진다.

북적이던 2020년 2월의 하버드 쿱 풍경 (이 코너는 현재 문을 닫은 것 같다)




쿱의 지나온 발자취와 회원 조건

하버드 쿱이 설립된 배경에는 하버드 스퀘어 상인들이 장작, 책 및 기타 필수품의 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한 데에 있다. 재학생들은 이에 1882년 3월 20일에 하버드 야드 (Harvard Yard)의 기숙사에서 직접 사업을 시작했고, $2의 회비를 지불한 회원들만 쿱에서 쇼핑을 할 수 있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했다. 이 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 (책, 석탄, 목재 등)은 5% 정도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었고, 모든 수익은 쿱에 재투자되는 방식이었다. 쿱의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회비는 $1로 줄었으며, 멤버에게 할인해주는 정책이 시행됐다. 1900년까지 회원 및 판매가 증가하여 쿱은 더 큰 공간으로 이동하고 상품군을 남성용 신발, 가구, 양복점 및 의료 서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넓혔다.


1903년 회원들의 수탁자 역할을 하는 몇 명의 주주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닌 기업 형태로 재구성하기로 하고 쿱의 관리방식은 계속해서 비학생회원, 학생회원 및 쿱의 회장으로 구성된 23명의 이사(임기 1년)에게 맡겨졌다. 1906년 쿱은 건물을 매입하여 현재의 위치인 하버드 스퀘어로 이전했고, 1925년에 재건되었으며 현재까지 쿱의 플래그십 스토어이자 하버드 스퀘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Coop은 MIT와도 협업을 시작했고, 1916년에 MIT가 보스턴에서 캐임브리지로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MIT 캠퍼스에도 지점을 설립했다. 1980년대에 켄달 스퀘어 (Kendall Square)로 새 지점을 확장하면서 쿱의 성장도 가속화되었다.


2014년에는 회원들에게 10%의 할인을 제공하므로 호평을 받았으며 첫해에 회원 수가 2배로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쿱의 멤버가 될 수 있는 조건은 하버드와 MIT 재학생, 교직원, 동문과 그의 배우자들, 그리고 하버드 메디컬 스쿨과 연계되어 있는 병원의 근무자들이며 연회비는 여전히 $1을 지불하면 된다.



쿱 상품

의류, 머그컵, 모자, 가방, 문구류, 소품, 책 등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쿱! 물건 하나하나를 사진 찍어 소개하고 싶지만, 방문 당시에는 포스팅할 생각이 없어서 대충 생각날 때만 찍었더니 사진이 좀 부족하다. 그래도 전반적인 느낌이 전달되길... 보스턴에 여행 올 일이 있고 하버드 캠퍼스 투어 끝내고 시간이 있다면 직접 방문해 보면 어떨까?


의류

하버드 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의류일 것이다. Sweatshirt, hoodie, zip up hoodie 등의 상의가 각각 20개의 디자인 및 색상이 있고, 점퍼나 바람막이, 반팔 티셔츠 종류도 다수 있다. 고르려고 하다 보면 끝이 없다...


색상은 기본적으로 자줏빛의 Maroon, 진회색, 연회색, 남색, 오트밀, 연핑크로 나뉜다. 하버드의 메인 색상은 크림슨 레드인데, 의류에 크림슨 레드를 사용하는 것은 너무 강해 보여서인지 Maroon색상으로 대체한 듯하다. 같은 크림슨 레드도 어떤 재질에 프린트하느냐에 따라 색상이 달라질 수 있다. 가운데 색상은 사진상 보이는 의류 (Maroon) 색상과 비슷해 보이네! 실제 눈으로 보는  색상은 가운데 + 오른쪽 색상의 중간쯤  어딘가...

어떤 재질에 프린트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크림슨 레드

일일이 사진을 찍진 않았고 돌아다니다가 대충 하나씩 찍은 사진들 올려본다.

전공별 상의
짝꿍이 근무하는 메디컬 스쿨 상의 (둘 줄 어떤거 살거냐고 물어보려고 찍었던 사진 >_<)
하버드 재학생 가족과 친구 지인을 위한 티셔츠

아이들용도 나이대별로 있다!

갓난아기, 토들러(걸음마 시작), 소년 소녀용까지 +_+

이것은 친한 친구들 & 조카들을 위해 방문할 때마다 샀던 거... 하버드의 미래 입학생!

작년 2월에 갔을 때는 My Dad Went to Harvard도 있었는데 올해는 보이지가 않네.

귀여운 아동용 상의

Hoodies! 하버드를 자수 처리한 것이 딱 이거 한 종류뿐. 나머지는 프린트거나 패치 형태인데, 한 땀 한 땀 자수 처리한 것이 고급스러워 보여서 맘에 들었던 옷.

하버드를 대표하는 엠블럼이 있는 것이 의미도 있고 멋도 있긴 하다. 실제 제일 잘 팔리는 디자인은 하버드의 문장이 딱 보이는 옷 (사진은 안 찍어서 없네).

지퍼가 달린 후드티! 입고 벗기엔 이런 형태가 편하지. 한국에서 지인이 쿱 세일할 때 구매대행을 부탁했기에 어떤 디자인이 좋은지 고를 사진을 보내기 위해 지퍼 후드티만 종류별로 다 찍었다. 포스팅할  이리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네!

지퍼가 달린 후드티

머그컵

그게 그거 같지만, 머그컵 종류도 너무나 다양하다. 거의 한 20종류가 있었던 듯하다. 취향에 따라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구류

문구류는 너무 비싸서 참 사기가 애매한 거... MIT도 동일한 제품에 마크만 바꿔 인쇄해서 판매 >_<

연필은 기념으로 살만하려나?


어릴 때 아버지가 출장 다녀오시면서 이런 문구류 사다주시면 너무 잘 썼던.. 혹은 아까워서 못쓰고 아꼈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 세대는 수첩이나 연필보다도 아이패드나 노트북을 쓰니 문구류 선물이 예전만큼 인기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종류의 필통 혹은 파우치!

오른쪽 상단의 비닐 파우치는 나중에 세일하면 하나 살까 하는 생각이.. 그냥 휘뚜루마뚜루 사용하기 편리할 듯?


소품류

미국 와서 예쁜 스노 글로브를 사고 싶어서 여기저기 보러 다녔는데 막상 살만한 게 없다. 쿱에 오니 여기도 스노 글로브가! $15.99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살까 하고 들었다가 도로 내려놓기를 몇번이고 반복했다. 퀄리티가 너무 허접한 거.. 그래도 의미를 생각하고 사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집에 왔다. 나중에 세일은 한다면 고려해봐야지..

이 하버드 곰돌이 인형은 나중에 꼭 사리.. 너무 귀엽다. 가격은 $19.99 정도. 사실 이 날 데려오려다가 짝꿍이 뭘 이런 걸 샀냐고 할 거 같아서 꾹 참았는데 (그는 귀여운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 며칠 후 사이즈 교환 때문에 함께 방문했을 때 이 곰돌이를 보더니 너무 귀엽다는 거..! 웬일이지? 나중에 세일하면 사자고 합의를 봤다.

키홀더, 쿠션, 담요, 텀블러, 보스턴을 상징하는 랍스터 인형 등등 너무 다양한 소품이 많다.


뭐니 뭐니 해도 재학생들은 쿱에서 기념품보다도 책을 구입하는 빈도가 높을 거. 코로나 이전에 방문했을 때는 1~2층에도 책으로 가득했었는데, 서점이 공사중이라그런지 책이 3~4층에 책이 가득했다.




쿱 지점

쿱은 오프라인 매장 5개, 온라인 매장 1개 이렇게 총 6개의 매장이 있다. 오프라인 매장 중 3곳은 하버드 쿱이고, 2곳은 MIT 쿱이다.


하버드 쿱

1. 하버드 스퀘어 쿱(Harvard Square Coop)

제일 유명하고 유서 깊은 하버드 스퀘어에 위치한 매장. 문구 소품부터 머그컵, 의류, 책 등등 쿱 중 물건 보유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의류의 경우, 하버드 대학 주요 전공별 의류, 스포츠 종목별 의류까지 보유하고 있다.


2. 하버드 비즈니스 쿱(Harvard Business Coop)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내에 있는 하버드 비즈니스 쿱. 비즈니스 스쿨은 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메인 캠퍼인 케임브리지가 아닌 보스턴에 있다. 비즈니스 스쿨은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듯한 느낌이 난다. 학과 엠블럼(emblem)도 심플한 디자인. 코로나로 인해 비즈니스 스쿨 쿱이나 비즈니스 스쿨 전용 도서관이나 모두 Harvard Business School ID 소지자만 입장 가능하다.


3. 로스쿨 쿱(Law School Coop)

하버드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로스쿨! 하버드 스퀘어에서 멀지 않은 하버드 법과대학 근처(도보로 11분 거리)에 있다. 웹사이트에는 임시 휴점이라고 되어있는데, 검색해보니 매장 내에서 픽업은 가능한듯하다.


MIT쿱

1. MIT-Kendall

켄달 스퀘어는 다양한 테크 기업, 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한 Stata센터, 네오클래식 양식의 Great Dome, 영화관, 맛집,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있는 유명 번화가이다. 레드라인인 Kendall/MIT역 근처에 있다.


2. MIT Coop at Stratton

보스턴에서 하버드 브리지를 건너자마자 있는 MIT 채플 바로 옆에 있는 지점이다. 이 곳은 현재 임시 휴업 중.


온라인 쿱

https://store.thecoop.com/

오프라인 쿱에 비해 품목과 제품은 제한적이지만, 멤버 10% 할인에 세일하는 제품도 있어 운이 좋으면 득템 할 수도 :)




COVID-19로 집콕만 하니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쿱에 갈 일이 없었다. 정보통인 나의 산책 친구가 세일 소식을 전해주지 않았다면 그냥 그렇게 득템 할 기회도 그냥 흘려보냈을 것. 그녀 덕분에 세일 마지막 날 부랴부랴 케임브리지 하버드 스퀘어로 향했다.

흐렸던 날. 이날 쇼핑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눈이 펑펑 내렸다.
공사 중인 일부 쿱 건물
디스플레이되어 있는 곰돌이 옆 회색 후디가 베스트셀러 디자인이었다.
쿱의 옆문으로 나오면 보이는 포토존

내가 방문하기 몇 주 전, 머그컵 세일을 25% + 멤버 할인 10% 한다고 나의 산책 친구가 구매대행 해준 컵! 컵 하나하나를 다 사진 찍어서 보내줘서 집에서 세상 편하게 골랐다 :)

너무나 다른 두 스타일

의류 25% 세일에 멤버 할인 10% 추가로 할인된다는 산책 친구의 이야기에 세일 마지막 날 득템! 짝꿍과 내가 작년에 세웠던 계획은 조금 더 의미 있는 물품을 사기 위해 내가 혹시라도 비즈니스 스쿨에서 일을 하게 되면 짝꿍은 메디컬 스쿨 옷을 나는 비즈니스 스쿨 옷을 기념으로 사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아무래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세일할 때 무난한 스타일로!

오른쪽 후디는 짝꿍과 커플룩으로 2개 샀다 (둘이 동시에 입고 다닐 거 같진 않지만....)

머그컵을 좋아하시는 시어머님이 고르신 2개의 컵. 머그컵 세일은 끝났지만, 멤버 할인이 있으니 살만했다. 왼쪽은 하버드의 문장과 워드마크가 있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인 것 같은데 하단의 크림슨 색상이 너무 삐뚤빼뚤 칠해져 있어서 그나마 잘 칠해진 것 고르느라 애를 먹었다 (수공예품이야 뭐야...?). 오른쪽 컵은 산책 친구가 보내준 사진에서 나는 놓쳤는데 어머님이 고르셔서 알게 된 것. 빠꼼하게 잘도 보고 고르셨다. 나도 나중에 세일할 때 저 컵 하나 더 사야지!


똑같은 제품에 이름 하나, 문양 하나 새긴 것 뿐인데, 비싸게 팔아도 잘 팔리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 아니겠나? 내가 학교 마크가 달린 상품에 이리 진심이었나 싶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영국 학교에서도 후드티를 2개 사왔군..아주 잘 입고 있다 :)


하버드 스퀘어 쿱 외에 다른 쿱 지점은 가본 적이 없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지점들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MIT의류는 온라인 숍에서 보니 하버드와 다르게 위트가 넘치는 것들이 있던데 기대가 된다. 기왕이면 세일할 때 가봐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크리스마스 인 보스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