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실장, 본부장, 대표이사 등은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인력이다.
만약 우리가 위의 자리로 발령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평소에 이런 상황을 가정하여 미리 계획을 세워 놓거나, 상사 또는 외부전문가로부터 훈련 받지 않았다면 매우 당황스러울 수 있다.
회사에서는 리더를 대상으로 MBA 과정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는 이론적 내용일 뿐 실무에서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약 16년 간 회장, 사장, 본부장과 같은 고위 경영진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로드맵을 만드는 일을 제일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드맵이란, 잘 알고 있다시피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과 시점/기간 등'을 일목요연하고 보기 쉽게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자동차를 운전하여 어떤 목적지를 갈 때 우선 네비게이션을 켜고 출발한다. 네비게이션은 우리에게 정확한 위치, 최적 이동경로, 소요시간, 교통정보 등을 알려주고 우리가 경로를 이탈했을 때 알람과 대체경로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이 필요하며, 우리는 이것을 '로드맵'이라고 부른다.
많은 조직들이 사업계획 수립 시즌이 되면 로드맵을 작성하지만, 대부분은 컴퓨터나 서랍 속에 방치되며 조직의 네비게이션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일까?
다음은 현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잘못된 사례들이다.
직원에게 지시하여 작성하게 하고 리더는 승인만 한다.
또는 탑다운으로 리더가 일방적으로 하달한다
작성만 하고 점검하지 않는다.
점검은 하지만, 해결책을 논의하지 않고 질책만 한다.
점검회의를 하나 모호하고 비생산적이다.
한번 세운 계획은 절대 고치지 않는다.
일별 단위까지 계획을 세세하게 세우고 간섭한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함께 고민하여 도출한 로드맵이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가 어렵다.
또한 깊이 고민하여 세운 로드맵이라 할지라도, 점검방식이 올바르지 않으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는 바람직한 로드맵 수립과 관리방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리더와 핵심인력들이 함께 모여서 고민하고 작성한다.
말단 직원까지 충분히 설명하고 전파한다.
정기적인 미팅을 가진다.
팀 단위는 주 1회, 실 또는 본부 단위는 격주 1회, 전사 단위는 월 1회가 바람직하다.
리더는 코치가 되어 진단과 해결책 위주로 논의하고, 잘된 점은 칭찬한다.
복잡한 워딩과 숫자로 가득찬 보고서는 지양하고, 목표와 달성수준을 시각화하여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한다.
조직 단위의 로드맵은 1장으로 축약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더 나은 대안이 있을 경우 전략과 계획을 융통성 있게 변경한다.
세부적인 Action은 담당자에게 위임한다.
목표와 전략을 명확히 이해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군대와 장수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군대의 전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축구, 야구와 같은 스포츠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감독이 시키는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코치진과 선수들이 함께 전략을 논의하고 충분히 공감하는 절차를 거친다.
리더가 로드맵을 필히 수립하고 구성원들과 공유해야하는 이유이다.
로드맵은 단순히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데만 유용한 도구가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조직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상급자 :
김 팀장,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내 생각을 알고는 있는건가?지난 번처럼 또 핀트가 빗나간 보고서를 들고 오는거 아닌지 영 불안해.
이것봐. 이럴줄 알았어. 왜 이렇게 내 지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지? 저 친구 능력이 부족한거 아냐?
하급자 :
이 상무님의 생각은 뭐지? A일까, B일까.. 아 머리 아파. 둘 다 검토해보자. (시간은 흐름)
또 깨지는구만. 처음부터 방향성을 정확히 알려주던가. 맨날 부하 탓만하고., 우리 상무는 책임감과 리더십이 부족해.
만약, 명확하게 작성되고 공유된 로드맵이 있다면, 둘 사이의 불신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그리고 언제 실행할지를 이미 약속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성취를 이룬 이들은 대부분 명확한 로드맵을 가진 사람들이다.
조직을 발전시키고 존경 받는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 조직의 로드맵을 만들어볼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