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50가지 이야기..14
제가 생활했던 마을은 산간오지라고 불리는 농촌마을이다. 특히 인접 읍소재지 내 119 소방 센터와는 멀리 떨어진 마을이다. 어느 날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같은 마을에 살았던 어르신 한 분이 사륜 오토바이 운전 중 전복사고를 겪게 됐다. 급히 119에 신고했지만 119구급차량은 신고한 지 40분 이후에나 도착했고, 구급조치가 늦어 결국 어르신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이 처럼 농촌은 의료, 복지 사각지역이 많다. 귀농·귀촌인 중 언덕, 계곡, 산 중턱 등 마을에서 외진 곳에 혼자 집을 지어 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마을 주민들과의 왕래도 힘들뿐더러 작은 불상사라도 일어날 경우 긴급조치가 어렵다. 특히 잦은 병원 치료가 필요한 고령층의 귀농귀촌 가구라면 병원과 가까운 곳 또는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한 곳에 터를 잡는 게 좋다.
그러나 요즘 TV 프로그램의 영향 때문인지 많은 예비 귀농·귀촌인 들은 방송에 보이는 그대로 마을과 외떨어진 곳에서 주변의 간섭 없이 혼자 살아가길 원한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
귀농귀촌 지역 선택 시 읍·면 소재지 내 119 소방센터와 보건소, 해당 지역의 종합병원, 중소병원이 집에서 얼마나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살아갈 터를 마련하는 게 좋다. 필요할 경우, 전화번호라도 파악해 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