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50가지 이야기..19
예비 귀농·귀촌인들 중 일부는 농지 또는 주택을 구입하다가 엉뚱한 바가지 가격을 떠안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농사짓기에 부적합한 땅을 임대하는 경우도 많다. 지역을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시행착오이다.
이런 경우에는 앞서 말한 지자체의 임시거주공간을 통해 지역에 거주하면서 지역과 주민들의 정서를 알아간 다음에 농지와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지역주민들은 신뢰를 원칙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가끔 임시거주공간을 통해 지역을 알아본 후, 농촌보다는 도시생활이 편하다고 생각해 귀농귀촌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어쩌면 이런 경우가 더 현명할 듯도 하다. 무언가를 시작하고 되돌리기에는 늦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금전적 손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 경험, 후 결정도 귀농귀촌의 좋은 방법이다.
사회경험과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이 농촌에서 혼자 자리매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때문에 혼자보다는 여럿이 오는 것을 권장한다. 귀농귀촌 전에 청년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을 추천받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며 스스로의 삶도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귀농인 A 씨 자매는 귀농을 준비하면서 각 지자체의 현장교육을 통해 직접 발품을 팔며 귀농지를 물색했다. 자매는 정착지를 정한 뒤 바로 농지와 집을 구하지 않고, 농사일이 한가로운 겨울에 마을을 찾았다. 겨울 동안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의 식사 준비와 청소를 도우며 3개월 정도 주민들과 함께하면서 귀농을 준비한 것.
다음 해 봄. 자매는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빈집과 농지를 수월하게 임대하여 귀농했고, 농사도 시작했다. 현재는 장류가공 및 체험을 통해 안정적 수익도 내고 있다. 자매가 생산하는 장류의 주원료는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고, 생산과정에 필요한 숙성실도 주민들이 무상으로 제공한 빈집을 수리해 사용하고 있다. 자매는 마을에서 부녀 회장직을 맡아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마을과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성공했다.
귀농인 A 씨 자매처럼 귀농귀촌을 준비하고 있다면 혼자 지역을 물색하기보다는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귀농귀촌 교육을 참여하며 살아갈 마을을 물색하고 마음에 드는 마을 또는 농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마을 찾아 주민들과 친분을 쌓아가는 것이 어쩌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