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귀농귀촌 마을로 하자.

귀농귀촌, 50가지 이야기..20

by 농촌공간

귀농귀촌 마을로 하자.




최근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농귀촌의 이유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내용은 ‘자연환경이 좋아서’라는 것이었다.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향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농촌을 감성과 낭만의 공간, 성공과 행복의 공간, 힐링과 치유의 공간, 안심과 안정의 공간 등의 이상적인 공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농촌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때문에 선입견과 텃세도 공존하고, 도시민에 대한 막연한 장벽도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를 들어 많은 귀농·귀촌인들이 마을과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며, 여전히 많은 희망자들이 마을에서 일정 거리가 떨어진 공간을 선호한다.


특히 기존 귀농·귀촌인들의 일부가 사생활 침해, 재산권 문제 등의 지역주민들과의 소소한 갈등사례를 만들고, 도시와 농촌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먼저 이야기하다 보니 많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이 기존 마을보다 전원마을 혹은 마을에서 일정 거리가 떨어진 공간을 선호한다. 그러나 귀농귀촌은 마을 내에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전원마을 단지에 입주하더라도 일정 수준 검증된 공간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명확한 확인 과정이 없어 피해를 겪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역이나 마을을 선정할 때 겪는 시행착오 중 하나가 지인의 소개나 경제적 방식으로만 접근한다는 것이다. 내가 살 지역, 공간을 선정할 때는 나와 맞는지를 직접적으로 확인해야 하니 사전에 철저한 확인 과정과 주민들과의 교류가 필요하다. 교육이나 발품을 통해 주거공간, 농지 확보 가능 여부, 재배작물 적합여부 등 자신이 귀농 귀촌하려는 이유와 부합한 지를 확인하고, 같이 살아갈 마을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어느 정도 지역이 결정되면 바로 이주하기보다는 일정기간 동안 주민들과의 사전 교류시간이 필요하다.


간혹 부동산 사무소나 지인의 소개로 주거공간이나 농지를 확보할 경우에도 사전에 지역과의 교류가 필요하며, 큰 손해가 아니라면 기존 마을 관습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끔은 이주 전부터 재산권 분쟁이 발생해 지역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있다. 적은 규모라면 기존 관습을 인정하고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마을은 예부터 작은 공동체 사회이기 때문에 서로가 조금씩 배려하고 양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을 외진 곳에 주거공간을 마련할 경우, 지역주민들과 교류가 없다 보니 처음엔 자유로움을 즐길 수 있지만 농촌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한정적이다. 특히 마을과 떨어진 곳이라면, 마을 외 사람이란 편견으로 이어져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도움받기가 쉽지 않다.


마을에서 일정 수준 이상 이견 될 경우, 생활에 필요한 전기, 상수도, 통신,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부담도 개인의 몫이다. 국가 또는 지자체는 1인 가구만을 위해 이러한 시설 지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을로 이주할 경우에는 기반시설이 구축돼 있어 이런 고민은 필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 한 곳에 자리 잡고 싶다면, 꼭 피해야 할 곳들이 있다. 전경 좋은 언덕 위나 바닷가 절 벽지, 풍광 좋은 계곡을 곁에 둔 곳들은 도로나 전기, 통신뿐만 아니라 겨울철 난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바람이 많다 보니 많은 난방비를 감안해야 한다. 한 예로 풍광 좋은 계곡 주변에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100여 가구 이상이 함께 거주했다. 하지만 몇 년 후 여름 홍수철에 계곡 물이 불어나면서 모든 세대가 피해를 보았다. 이중 기존 지역 주민은 단 한 가구도 없었다. 지역 주민들은 수해가 나면 그곳이 위험하고, 보상받기도 힘든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도시민들은 이러한 점을 세세히 확인하지 않고 일단 전경과 풍광 좋은 곳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로 인해 땅 가격도 마을보다 몇 배 이상 비싼 경우도 많다.


농지나 주택 구매(신축)는 가능하면 천천히 구매하는 것이 좋다. 많은 귀농귀촌 전문가들은 먼저 임대하며 살아보고 필요에 따라 천천히,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마을에서 농사짓기 좋은 땅은 절대 외지인에게 팔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은 경험을 통해 인근 땅에 대한 정보를 확연히 알고 있다. 물 빠짐, 자잘, 일조량, 농수로 확보 등 어느 땅이 농업에 좋은 땅인지를 미리 알고 있다가 해당되는 땅이 매물로 나오면 먼저 선점하는 것이다.


특히 농촌의 땅 가격은 매우 유동적이어서 주변 환경이나 조건,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가격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부동산 거래 또한 가능하다면 지역에 살아보며 천천히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을은 함께 살아갈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