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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길의 온기

by 초린

머릿속에 소녀, 처녀, 애엄마, 어르신 무늬가 있다

그 길로 찾아가는 뇌 속 길이 막혀

4세 아기만이 고립된 채 남아 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글쎄 몰라요


화려했던 젊음의 꿈도

애들을 돌보던 땀도

남편을 뒷바라지하던 눈물도

그녀는 모두 잊었다

아니 잊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내 핸드폰에 뜨는 많은 실종 문자들

그녀가 잃어버린 뇌 속의 길처럼

집으로 가는 길도 잃어버렸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잃지 않을 것이다, 잊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그들을 사랑했던

그 길의 온기는 아직 남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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