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목련

by 초린

새해가 왔나 싶더니 벌써 2월

나는 시간을 꽁꽁 묶어두고 싶은데

나무연꽃 목련은 일찌감치

꽃봉오리를 시린 하늘에 걸어두었다


솜털 속에 꽁꽁 묶어둔 뜨거운 숨이

꽃송이째 뚝뚝 떨어져

멍든 마음이 흙 속에 스며들 줄 알면서도

순백인지 자색인지 모를 시치미를 뗀다 너는


냉기가 서린 가지 끝 꽃눈의 안녕 뒤

한 마디 저 아래 숨죽였던 연둣빛들이

제 차례를 기다려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텐데


자식 손주 다 키우고 떠날 준비하는

아픈 우리 엄마 같은 목련꽃

빈자리 슬그머니 내어 놓는

북쪽을 향해 피는 아픈 목련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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