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아 오늘 네 생일이구나. 작년 생일에는 꿈에 웃으며 나타나더니 어젯밤엔 안 보여 섭섭했다. 그래도 꿋꿋이 너를 위해 간자미 미역국 끓였으니 맛있게 먹고 가렴.
늘 누나를 웃겨주던 네가 무지개 너머 평안하기를 바라며 라디오에 Eva Cassidy - Over The Rainbow 음악을 신청했단다. 회사에서 일하다 네 생각에 울컥했지만 갑자기 고충상담을 하며 우는 직원이 있어 눈물이 쏙 들어가 버렸다.
사과 포장지에 쓰여있던 '자연과 인간의 만남'을 잘못 보고 '우연과 인간의 만남'이라고 읽었구나. 하루를 아무리 계획한다 해도 매일은 우연의 연속일 게야. 인연도, 행운도 우연의 연속이지. 근데 네가 갑자기 간 것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을까? 그냥 그저 그렇게 생각해볼까 한다. 힘들어도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잘한다면 좋은 기운을 불러오고 좋은 우연들이 쌓여 멋진 필연이 될 거라 믿는다.
오늘 밤에는 꿈에 찾아오렴. 간자미 미역국 식음평도 해주고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워보자. 사랑한다, 내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