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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ley Jeon Sep 14. 2024

그림책 감상평 - <킨츠기>

#이사와타나베_글그림 #책빛_출판 #2024년04월30일_출판일

킨츠기란 일본 모모야마* 시대부터 유래한 도자기 수리 기법으로 깨진 도자기 조각을 옻칠 등으로 이어 붙이고 깨진 선을 따라 금가루 등으로 장식해 아름답게 장식 및 보수, 수리하는 공예로 알려져 있다. 킨츠기는 깨진 도자기를 버리지 않고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일본의 와비사비(단순함+오래됨) 정신을 반영한다.

* 오다 노부나가(1534~1582)가 천하를 통일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멸망(1615)까지의 시대


어떤 물건을 오래 사용하여 못 쓰게 될지라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부서지는 것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중시한다. 그래서 그런가 일본에서 킨츠기로 수리한 그릇은 귀한 손님에게 정성을 표현하는 의미가 있어서 킨츠기로 수리한 그릇에 음식을 내어준다고 한다. 버릴 물건을 새롭게 재탄생시켜 승화시키며 계속 사용한다는 점에서 쓰레기로 시름 중인 지구인들에게 깊은 철학적 메시지 또한 던져준다.


다만 김대영교수는 "옻을 사용한 문화권에서 도자기에 대한 옻수선 기법은 당연 발생의 기술인데, 다만 일본이 센리큐의 다도철학과 연계되면서 하나의 예술장르화 했다는 것일 뿐이다"라며, "옻으로 수선해서 금분 장식하는 것이 일본 독자적인 것이라 주장하지만 이미 중국, 한국에도 금분이나 금박 장식은 있었으며 일본만큼 보편적이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사 와타나베의 킨츠기 동화책은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를 정도로 난해하다 생각했지만 그림을 여러 번 보다 보니 숨어있는 의미들이 전달되며 웃음 짓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깨어진 절망이 아니라 결국 고통과 어둠의 경험을 기반으로 재탄생하고 승화하는 희망을 킨츠기를 통해 깨달으라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그림이 매우 정형화되어 있으면서도 화려한 색감이 보이는 이유는 페루 3세대 일본인인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생을 돌아보면 절망의 순간에도 묵묵히 열심히 하면 그 일도 결국 새로운 조합으로 내게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음을 깨닫는다. 고통도 성장통일 뿐 궁극의 절망은 없다. 희망 또한 우리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 그림책은 텍스트가 하나도 없고 그림만 있는 책이지만 작가가 마지막 페이지에 우리에게 전해주는 시 한 편에서 그 메시지들을 느껴보자.

=====


희망은 한 마리 새

영혼 위에 걸터앉아

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네

그칠 줄을 모르고


모진 바람 속에서 더욱 달콤한 소리

참으로 매서운 폭풍일지라도

많은 이의 가슴을 따뜻이 보듬는

작은 새의 노래를 멈추지 못하리


나는 몹시 추운 땅에서도,

낯선 바다에서도 그 노래를 들었네

하지만 희망은 결코 내게

빵 한 조각 청하지 않았네.


-에밀리 디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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