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조류공원(Bird Park)
"어랏. 여기가 진짜 버드파크 맞는데요?"
"응? 잠깐, (지도를 보며) 왜죠?! 지도가 어떻게 되어있는 거죠?"
... 그러니까, 메르데카 광장을 출발해서 우리가 가고 있었던 곳은 식물원, Perdana Botanical Garden, 또는 Taman Tasik Perdana였다. 위 지도를 들고 (아참, 이 지도는 메르데카 광장 가는 길에 관광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다) 2번에서 J 경로를 거쳐 3으로 향하고 있었단 말이다. 딱 저 3번 별이 있는 곳, 그러니까 식물원 입구에 있다는 관리소까지만 가서, 드넓은 공원 안을 돌아다닌다는 셔틀을 타고 이슬람 미술관(Islamic Art museum)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나비공원을 지나서 저 아래 버드파크까지 온 거지. 어쩐지 식물원 입구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다 싶더라니, 햇빛이 쨍쨍한 낮이라서 그런가 했지. 어느 새 공원의 절반을 통과한 셈이다.
더 걸어가면 박물관이 나오겠지만 도저히 거기까지 갈 엄두는 나지 않아 잠시 앉았다.
속성으로 급히 설명 읽기.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조류 공원. 세상에서 제일 큰 '풀어놓은' 조류 공원. 20 에이커에 달하는 계곡 땅을 부지로 삼고 입장객은 자유롭게 사는 - 물론 천장이 있는 자유지만 - 새들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게 해놓았단다.
50링깃(약 일만 오천 원)이라니 물가 감안하면 좀 비싼데... 안 그래도 피곤한데 동물원이라니...라고 생각한 게 무색하게도, 들어가자마자 "새다!" "큰 새다!" "으악 이렇게 큰 새가 바로 옆에 있어!" 대흥분! 아드레날린 업! 신나서 두 시간을 돌아다녔으니 그만한 값은 한 듯. 언제 이렇게 크고 신기한 새들 옆에서 놀아보겠는가. 바로 옆까지 가도 사진을 찍어도 도망치긴커녕 신경도 쓰지 않고, 사슴 공원이나 원숭이 공원처럼 먼저 사람에게 덤비지도 않는다. <- 중요
이름도 잘 모르는, 날지 못하는 대형 새들이 가장 많았지만... 찍어놓고 보니 역시 공작이 아름답다. 날지 못하는 큰 새들 외에도 물새, 앵무새, 맹금류(주로 올빼미와 부엉이) 등이 있다. 따로 가둬놓은 새들도 있지만 그 외에는 환경이 비교적 괜찮은 편.
- 2016.03.04
생각나는 정보 끄적끄적
- 안 그래도 더운데 공원 구조상 온실효과까지 있다. 나무와 물 덕분에 어느 정도 벌충은 되지만, 기왕이면 한낮은 피하는 게 좋을 듯.
- 미련하게 우리처럼 걸을 것 없이 쿠알라룸푸르 역에서 걸으면 훨씬 가깝다. KL 센트럴에서 택시를 타도 얼마 걸리지 않고 편하게 갈 수 있다. 두어 시간 돌아다니고 나서 나올 때쯤엔 완전히 방전 상태였고, 도저히 더 걸을 상태가 아니라서 택시를 탔는데 공원 앞에는 '택시 잡아주는 사람'이 따로 있더라. 바가지 없는 미터 택시에 타게 해주는 대신 얼마 안 되는 수수료를 받는다.
- 근처에 나비 공원과 난초&히비스커스 정원도 평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