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이 정말 필요할 때

장거리 운전은 어른도 힘들다

by 아스크

‘반려’는 ‘인생의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이다. 반려견, 반려묘, 반려어, 반려식물 등이 우리가 아는 반려의 합성어다. 하나의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하려면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식물 입양을 두고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약자에 대한 배려심과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친구가 생기는 것이고 반려견을 키우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산책을 시켜줘야 되기 때문에 소극적이고 비활동적인 아이도 능동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중장년층에게 반려동물은 은퇴와 자녀의 독립으로 생긴 삶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든든한 위안이 된다. 탁월한 장수비법 중에 하나라고 하니 권할 만하다.



자꾸 밤에 이상한 소리가 나요



2년 전 어느 날, 아이가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을 듣고 소라게 한 마리를 집으로 가져왔다. 평소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때까지 그 어떤 반려동물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수업 끝나고 집으로 가져갈 사람은 미리 문자로 알려 달라는 선생님의 메시지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이 작은 투명 플라스틱 통에 담긴 소라게 한 마리를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들고 왔다.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강렬한 눈웃음을 끊임없이 치길래 나도 모르게 허락해버렸다. 징그러운 벌레 키우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순간 흔들렸다. 소라게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했지만 생각보다 관리가 쉬웠다.



근데 아들이 새벽에 자기 방에서 자꾸 다르륵 이상한 소리가 나서 무서워 잠을 깬다고 했다. 확인해보니 아들방에 있던 소라게가 깊은 밤중에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나는 소리였던 것이다. 거실로 옮겨 놓아도 새벽에는 크게 들리는 것 같아 아예 먼 끝방으로 옮겼다. 아들에게 친구가 생겨 좋긴 했지만 그 이후 또다시 햄스터, 장수풍뎅이 유충 등을 가져오려는 아이에게 나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했다.



인생의 짝이 되는 동무



결혼하는 장점 중 하나가 ‘외롭지 않기 위해 평생 함께 할 반려자를 맞이하는 것’이라면 아직까지 나는 그 장점을 고스란히 취하고 있으며 부족한 나를 항상 최고라고 일컬어주는 아내는 나에게 선생님이자 고마운 존재다. 예전에는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 젊은 세대는 결혼의 문제점과 현실을 비교적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무도 결혼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아니, 누군가 알려줬는데 말하고자 하는 본뜻을 당사자가 잘 헤아려 듣지 못했음이라.



‘타이틀’의 무게



비혼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라 현실이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비혼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결혼을 통해서 얻는 이익이 남성보다 여성이 현저히 적기 때문에 여성이 결혼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결혼을 통해 얻는 며느리, 아내, 엄마라는 타이틀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며느리는 시부모님께 잘하는 만큼 사랑받고 사위는 애초부터 백년손님이다

남편은 벌레 잡을 때나 등을 긁어 줄 때 필요하지만 아내는 결혼 후에 엄마 역할을 완전히 대신해준다

백 번 중 딱 한 번만 함박 웃어주고 아흔아홉 번을 울며 떼쓰는 너는 나를 닮은 자식이다



(c) 2020 JiHyun Yoo All rights reserved



짝꿍이 정말 필요할 때



몇 년 전에 서울에서 여수까지 장거리 여행을 갈 일이 있었다. 여행을 가기 전부터 먼 길을 직접 운전해서 가야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출발 전부터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장시간 운전을 하면 거북목 자세를 취하게 되고 목과 목 주변 근육이 뭉치고 스트레칭을 계속해도 피로감과 뻐근함은 쉽게 줄지 않았다. 장거리 운전은 어른도 힘들다.



좁은 차 안에서 오랫동안 운전을 하면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앉는 자세로 인해 평소보다 2배 이상의 부담이 허리에 가해져 뇌의 활동을 둔하게 만든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생강차 한잔은 훌륭한 선택이며 평소보다 휴게소에 자주 들러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걸 추천한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무조건 교대로 운전할 수 있는 짝꿍이 정말 필요하다. 자동차에 적용된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 지정된 속도를 유지하게 해 줌) 기능보다 운전 가능한 짝꿍 한 사람이 천군만마와도 같은 큰 힘이 된다. 교통사고로 도로가 정체되어 가다 서다를 반복하거나 비가 올 때 또는 야간 운전일 경우에는 안전운전을 위해서라도 조수석에 '운전의 짝이 되는 동무'인 반려운전자를 꼭 모셔가야 된다.



“나의 영혼의 짝꿍, 달링! 운전까지 잘하니 미안하고 고맙소!"



장거리 운전 중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 한참 졸다가 일어난 아들이 퉁명스럽게 물어본다.

"얼마나 더 가야 돼요?"



“내가 너 보다 더 빨리 가고 싶어!"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만 18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즉, 고등학교 3학년 중에 생일이 지난 사람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미국은 만 16세, 독일은 만 17세,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는 만 14세에도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앞으로 아들이 운전면허를 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도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싶다. 특히 장거리 여행 갈 때. 뒷자리에 앉아 과자도 마음 편하게 먹고 잠도 졸릴 때 방해 안 받고 자고 싶다. 지나치는 풍경도 눈에 가득 담고 싶다.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우리 인생에 짝꿍이 필요할 때

2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한 맛집을 갈 때
가족 할인, 형제 할인을 받고 싶을 때
등 뒤 지퍼에 머리카락이 끼었을 때
집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휴지가 없을 때
그냥 많이 아플 때
너무 외로워 혼잣말이 늘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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