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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kerJ Apr 19. 2022

소비자에서 생산자 되기

구린 거라도 일단 꺼내보기



앞으로는 이미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로 한 지 2주 차가 되었다.

그런데 뭘 쓰고 그리려고 할수록 내 안에 꺼내놓을 만한 게 없다는 것만 자꾸 느껴져 당황스럽다.


아니 남들은 평범한 일상도 맛깔스럽게 표현해서 꺼내놓던데 나는 왜 그럴만한 게 없지? 남편 욕할 때 말고는 나의 고민상담 대상 1위인 남편에게 물으니 책을 읽고 산책을 해보란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자기 전에라도 매일 같이 책을 조금씩이라도 읽고 있고 산책은... 도움이 될까 싶은데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일단 내 안에 뭔가 채워보란 소리로 대충 해석해서 오케이~ 하고 넘겼다.



다이어리에 하루 해야 할 일로 적어놓고 누군가 내 글과 그림을 기다린다고 최대한 상상하며 쓰고 그려보고는 있는데 다 해놓고 나면 어쩐지 아찔한 마음이 된다. 너무 구려서다. 이걸 글이라고 쓴다고...? 사실 글보다 더 한건 그림이다. 이걸 그림이라고 올린다고...? 하... 심혈을 다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나름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한 결과인데 자꾸만 부끄러워진다. 사실 내 생산물이 구린 건데 나라는 사람 자체가 구린 것처럼 느껴져서일까... 그래도 용기 내어 올리는 건 이렇게 구린 결과물이라도 계속 꺼내놔야 내일은 그나마 더 볼만한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 때문이다.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이야! 그래도 뭔가 하나를 혼자 담아두지 않고 이 세상(?)에 꺼내 둔 것 자체로 일단 대단하다 해줘 볼까.


노을의 '전부 너였다' 가사에서는 '나는 기도해요. 사랑이 우스운 나이까지~ 단숨에 흘러가길'이라고 하던데 오늘의 나는 '나는 기도해요. 오늘의 글(그림)이 귀여운 추억이 될 나이까지~ 단숨에 흘러가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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