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 하나, 슬픈 소식 하나

by AskerJ


누군가가 나에게 기쁜소식 하나와 슬픈소식 하나가 있는데 뭐부터 들을거냐 묻는다면 나는 슬픈소식부터 들을 것이다. 먼저 맞는 매가 낫다는 생각이고 매맞은 다음 기쁜소식으로 약바르면 되니까. 그치만 세상은 나에게 그런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심지어 때론 기쁜소식이든 슬픈소식이든 애매하고 묘한 소식이든 마구잡이로 나에게 던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로 말하자면 기쁜 소식을 먼저 받은 날이다. 기쁜 소식은 내가 쓴 첫 전자책이 드디어 대형 서점인 예스24와 알라딘에도 등록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자책을 등록한지는 2주 정도 되었는데 대형서점사이트에는 등록 되었다는 메일이 없어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확인해보니 이미 등록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기쁜 마음에 얼른 계획해두었던 책 홍보를 시작했다. 최근에 제대로 시작한 인스타그램에 전자책 발간 소식을 올려 홍보를 했다. 지인들과 인스타 친구들의 축하를 들을 때마다 쑥쓰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뿌듯한 기분좋음을 즐기고 있던 차에 슬픈 소식 한 가지를 받게 되었다. 나는 정말 소소하더라도 돈을 벌고 싶어 블로그 기자단을 두 군데에서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군데에서 내 블로그가 저품질이 되었다는 걸 알려주었다. 저품질이 풀려야만 작업을 다시 줄 수 있다는 거였다. 심지어 다른 한 군데에서도 원고료를 올려준다는 시점 직전부터 고객사와의 재계약을 들어 작업을 주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한 마디로 이제 나의 소소하지만 분명했던 수입원이 끊겼다는 얘기다. 게다가 내가 나름 한 때 공들였던 나의 블로그는 저품질이 되었다니! 틀림없이 기자단 광고포스팅만 하고 내 글이 별로 없어서일거다. 결국 내 선택의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기자단 업체한테 화가 났다. 내 블로그를 저품질 먹게 하고 그냥 가버리면 그만인가? 그러나 역시 그들에게는 내 블로그를 책임질 이유가 없다. 화가 나다가 결국에는 슬퍼졌다. 언젠간 그만둘 일이었지만 그건 나에게 다른 든든한 수입원이 생긴 후여야만 했다. 당장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내가 버는 돈'은 내 시간과 에너지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수단이었다는게 문제였다. 나도 모르게 이 수입원을 마치 안전장치처럼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당장 돈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안전장치로. 다행히 나는 최근에 읽은 책들로 인해 멘탈이 조금은 무장되어 있었다. 책에서는 목표를 좇으며 조바심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목표 안에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라고 했다. 쫄리고 슬픈 마음은 얼른 던져버리고 여유 있게 멀리 보기로 했다. 당장의 돈에 집착하기보다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게다가 돈은 아니지만 내 노력의 성과가 벌써 나오고 있지 않은가. 전자책이라는 결실로. 전자책을 낸 순간, 나에게는 작가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생겼다. 이게 그 얄팍한 안전장치보다 훨씬 튼튼한 기둥이 되어줄 것이다. 이렇게 내가 만들어나가고 싶은 정체성을 하나하나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 기둥들이 모여 내가 당장의 소득에 연연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받쳐줄 거라 믿으며. 오늘 받은 슬픈 소식은 나의 소심한 미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먼저 들은 기쁜 소식으로 얻은 힘도 슬픔을 떨쳐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오늘은 기쁜 소식 하나, 오히려 좋은 소식 하나를 받은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