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쌍둥이 생일에 엄마가 보내는 편지

너희와의 3년을 정리하며

by AskerJ


안녕, 둥이야

엄마 뱃 속에서부터 함께한 지는 4년이 되어가지만 실제로 태어나 부대낀지는 만으로 3년이 되었구나.

너희와 함께한 3년을 돌아보면 과장 조금 보태서 너희를 만나기 전 엄마의 인생 30년보다 더 진하게 흘러간 것 같아.

정말이지 내 안에 이런 감정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쁘고 행복한 감정도 아주 진하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감정도 아주 진하게 느끼며 보냈단다.

근데 그거 아니? 그 중 기쁘고 행복한 경험들은 다 너희덕분에 겪은 것들이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은 다 엄마의 미숙함으로 인해 겪은 것들이야.

그리고 너희를 키우며 얻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는, 그런 나의 미숙함을 너무 많이 미워하지는 않게 된 거란다.


스스로를 사랑해보려 애썼지만 무슨 일만 생기면 아주 쉽게 자신을 미워하던 엄마는,

너희를 온전히 사랑하려면 나 자신을 사랑해야만 한다는 걸 깨닫고 참 절실해졌어.

너희와 만난 첫 1년은 그야말로 스스로가 밉고 실망스러워서 견딜 수 없어하며 보냈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몰랐는지,

에 대한 높은 기대는 진짜 사랑이 아니라 독이라는 걸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단다.


그 다음 1년은, 더 실망할 힘도 사라진 스스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몸부림 치는 시간이었어.

나를 미워했다가, 미워할 힘도 없이 널브러진 나를 안쓰러워하길 반복하며 보냈지.

그 뒤의 1년은, 그간 숙제처럼 밀려 온 나와의 관계를 다시금 차근히 쌓아가는 시간이었단다.

그리고 그 시간은 지금도 하루하루 이어지고 있어.


나 자신을 똑바로 보면서도 실망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란 삼 어렵지만 너희 덕분에 용기를 내고 있단다.

이 일을 해내야만 너희와의 관계도 잘 쌓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없던 힘도 내고 있지.

얘들아, 엄마는 너희가 이 글을 보면 의아해할 수도 있을만큼 아직 부족하고

그 부족함이 유독 드러나는 날에는 여전히 참 속상하지만 매일 다시 다독이며 나아가고 있어.

그래야 너희들이 엄마처럼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힘든 날에도

힘껏 너희를 사랑하며 옆에 있어줄 수 있을테니까.

앞으로도 이래저래 시행착오가 많을 엄마지만,

너희를 더욱 깊이 바르게 건강하게 사랑하는 일에서만큼은 실수가 줄어들길 바라.


매일 이 엄마를 사랑해주고, 용서해주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너희들을 보는게 부끄럽지 않도록

엄마도 그 마음으로 스스로와 너희를 대하도록 할께.

다른 사람이 아닌, 이 엄마아빠에게 와줘서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너희로 인해 성장하고, 더 큰 사랑을 알아가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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