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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문 Jul 16. 2024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지 않기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

 인생을 혼자 살아가기란 마음처럼 쉽지 않다. 당신이 지금 당장 '나는 모든 사람과의 교류를 끊고 혼자 살 거야. 인생은 원래 고독한 법이니까...!'라고 다짐하더라도, 당신 주변에는 가족이, 또는 친구가, 아니면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누군가가 있다. 우리, 인간은 사회 공동체 속에서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만큼 온전히 혼자 일 수 없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보다 원만한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사람들이 세상을 더 잘 살아간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사람들이다. 세상 모든 것이 에너지 보존 법칙을 따른다면, 다른 이의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것을 그만큼 나눠주어야 할 것이다. 남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고도 자신이 쓸 것이 남으려면 상대적으로 풍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꼭 물질적으로 여유로울 필요는 없다. 눈에 보이지 않고 정도를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정신적으로 풍족하여도 이를 상대에게 나눠줄 수 있다. 관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관심을 주는 사람들이 사랑받는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러나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남들에게 나눠주는 사람들은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자신을 돌보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런 시간이 길어진다면, 어느 순간 자신이 가진 에너지의 여유분이 고갈된다. 그 이후부터는 자신의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신체에너지가 타격을 입게 됨을 의미하고, 심할 경우 건강상의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생각해 보면, '남들과 엮이지 않고 혼자 잘 살기'가 가장 직관적이고 완벽한 해결책일 것이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다른 사람과의 교류 없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자신만의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내가 제안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남을 위해 선택하지 않기'내지는, '무엇이든지 나를 위해 선택하기'이다. 


 자칫 이기적으로 들리는 말이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기심의 정의라면, 그래, 이기적인 게 맞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이 이타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법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눈 내리는 겨울밤 찬바람이 불고 있다. 당신은 외투 주머니 안에 손을 꼭 넣은 체로 걸어가고 있다. 얼마나 걸었을까, 열 걸음 남짓 앞에 구세군 모금함이 보인다. 그 옆에는 양 볼이 빨개진 두 자원봉사자들이 서있다.  당신은 따듯한 주머니 속에서 손을 꺼내 가진 현금 얼마를 모금함에 넣는다. 금세 시려오는 손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다시 가던 길을 걸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행동을 선하다고 칭찬할 것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준 당신을 이타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모금함에 돈을 넣은 이유가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가 아니라, 그냥 지나치면 당신의 마음이 찝찝할 것 같아서, 그저 당신의 마음이 편하고자 한 행동이라면 당신은 스스로를 이타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당신은 그저 당신이 편하고자 기부금을 내었다. 당신의 행위에 남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는 이기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당신이 낸 기부금으로 인해 어려운 이들이 추운 겨울을 보다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면 이는 이타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이와 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택하는 모든 행동과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온전히 나를 위함이어야 한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을 주는 행위는 상대방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나의 마음을 충족하기 위함이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원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는 그래야 나 자신의 마음이 기쁘기 때문이어야 한다. 당신은 법적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영역 내에서는,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야 한다. 그러해야만 당신은 당신이 가진 에너지를 지키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남을 위할 수 있다. 


 자신의 만족만을 위하는 행위는 희생이라 할 수 없다. 희생이 아니라 함은 남을 위해 손해 보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즉, 자신만을 위하는 행위는 다른 이로 인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없다. 이는 행위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당신이 오직 당신 자신만의 만족만을 추구할 때에, 오직 그때에만, 당신이 가진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오래도록 도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모두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다.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단순히 마음가짐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달라진다는 말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를 스트레스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생활 속 무수히 많은 스트레스의 압박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스트레스들은, 나의 행동 또는 나의 결정이 온전히 나의 뜻을 따르지 못하고 외부의 압력과 충동할 때 주로 발생한다. 이는 곧,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나를 위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방지할 수 있고 에너지가 깎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어찌 되었든, 밑져야 본전이다. 마음가짐 한번 바꿔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고, 효과가 없다 해도 별다른 손해 또한 없다. 그렇다면 한번 시도해 봐서 나쁠 것이 없지 않나. 언제나 큰 변화는 작은 시도에서부터 시작되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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