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된 관심사
사람이 일정 규모 모이게 되면 말수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으로 나뉘는 경향이 있다. 모임은 자연스레 말수가 많은 사람들의 주도하에 방향성을 가지게 되고 말수가 적은 사람들은 배제된다. 배제된 사람들 중에서도 흐름에 동조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스며들지만 지향점이 다른 사람은 벗어남을 택한다. 남은 사람들은 떠나간 이들을 소심하거나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렇게 떠난 사람이 다른 곳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A모임에서는 조용하던 사람이 B모임에서는 분위기를 주도하는 상황 말이다. 눈빛, 말투, 행동 모두에 열정이 깃들다 못해 흘러넘치는 모습은 자칫 도플갱어마냥 외양만 동일한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어쩌면 새로운 모임의 사람들이 인성적으로 보다 훌륭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기존 모임의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그 사람만의 매력을 캐치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조용한 사람이 수다쟁이로 바뀐 이유는 그 사람과 새로운 모임 속의 사람들이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지닌다'라고 생각한다. 외향적인, 내향적인, 소위 MBTI의 E와 I 성향 간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에게 말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와 동일한 이유로 나와 다른 생각은 멀리하려는 욕구가 있으며, 심한 경우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례도 종종 관찰된다.
이 때문에 다수가 공유하는 관심사를 가진 이들은 사회적으로 환영받는 반면, 소수의 관심사를 지닌 이들은 배척받게 된다. 하지만 소수의 관심사를 가진 것이 잘못은 아니다. 해당 관심사가 남을 해하거나 위법한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다른 이들보다 난이도가 조금 올라갈 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반드시, 반드시 동일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 사람이 배척받는 것에 지쳐 자신의 진실된 관심사를 한 곳에 숨겨 놓은 체 다수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 그를 만난다면 서로는 서로를 알아볼 것이다.
어디에도 쉽게 속하지 못하고 겉돈다는 기분이 들 때면 자신을 한번 돌아봐야 할 때일 수 있다. 스스로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생각해 보고,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법한 곳을 찾아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그곳이 인터넷 카페일 수도 있고, '소모임' 어플 또는 당근마켓 내 서비스 '당근모임'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책하지 않고, 자신을 알고, 행동하는 것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