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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의 무한책임 May 01. 2022

[한줄책방] ‘인간은 약한 동물’이라는 묘한 안도감

히가시노 게이고 <백조와 박쥐> 


1. 인간이란 약한 존재다. 하지만 그만큼 또 강한 존재이기도 하다. 약함과 강함은 뫼비우스 띠처럼 서로 엇갈리듯 마주 하고 있어 번갈아가며 그 모습을 내보이곤 한다. 인간이 약한 존재라는 말은 어느 때는 묘한 위로가 된다. 나만 약해 빠져서 그런 건 아니었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고민하며 사는구나, 라는 안도감과 연대의식. 인간은 약한 존재이고 그것을 서로가 잘 알기에 서로 사랑하고 보듬으며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인간은 강한 존재가 되지 않을까.  


2.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생활 35주년을 기념해서 출간한 <백조와 박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너무 궁금해하고 사랑하는 작가가 아닐는지. 그의 작품은 늘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 심지어 악인에게조차 이해해보려는 노력의 몸짓이 깃들어 있다. 그러기에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왠지 가슴이 애틋해진다. 그것은 미야베 미유키도 마찬가지.   

   

선과 악은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다. 죄와 벌도 마찬가지. 문학의 진정한 힘이란 사회과학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 인간의 약함과 강함을 들여다보고 탐구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소설 속 ‘하이타니’(모든 사건의 원인이 되는 악덕 사기꾼)의 삶으로 들어가서 그가 왜 그런 악인이 될 수밖에 없는지 이해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편, 네 편,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이러한 이분법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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