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최재천 스타일>
이제 ‘꾸준함’을 증명해 보일 때
1. 이 문장의 다음은 이렇게 이어진다.
‘그러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꿈을 이룰 기회가 온다. 내가 감히 그런 꿈을 꿀 수 있을까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끊임없이’ ‘꾸준히’라는 단어의 진심을 믿는다. 예전에는 아무리 꾸준히 해도 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인가를 시키기 위한 관용구, 라는 시니컬한 태도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또는 일상에서 작은 것이라도 성취하는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의 공통점에는 이 ‘꾸준히’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제대로 꾸준해보지 못했다. 제대로 꾸준히 노력해본 적도 없으면서 그 말을 비웃었다. 이제 나는 이 말의 진심과 힘을 믿으니, 실천해 보여야 한다. 그것을 나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한다.
디테일이 모여 스타일을 이룬다
2. 최재천 교수를 좋아한다. 자신의 분야뿐 아니라 여러 사회 이슈에 대해서 소신발언을 하면서 게다가 행동하는 모습도 존경스럽고, 젊은이 같은 유연함을 가지고 있는 모습도 매력적이다. 과학자이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약 100여 권의 저서를 냈다. 글을 쓸 때는 조사 하나 바꾸는데도 시간을 들일만큼 철저히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한다. 심지어 한 글을 가지고 100번 고칠 때도 있다고 하니, 글 쓰는 사람으로서 반성이 든다.
예전에 어느 칼럼에선가 그의 글을 읽었는데, 무슨 일이든 항상 ‘먼저’ 준비한다고 했다. 미리미리 해두면 그만큼 시간을 확보하고 양질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맞는 말이다. 시간을 확보해둔 사람만이
이 책은 그의 저서 중 한 권으로서 자신의 철학과 지향점을 52개의 키워드와 주제로 나누어 쓴 짧은 글들 모음이다. 이를 테면 ‘글 쓰는 시간’ ‘카키색 조끼’ ‘와인’ ‘교회’ ‘부머’ ‘습관’ 이런 것들. 한 사람의 가치나 이념, 그 사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은 대단히 큰 한 뭉치가 아니다. 디테일한 것들이 모여 그 사람의 스타일과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역으로 구체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011년에 출간된 <과학자의 서재>라는 책에서 나는 “가장 성공한 사람은 가장 자기답게 사는 사람”이라는 지론을 폈다. 지나고 돌이켜보니 그 모든 방황도 다 아름다워 보이고 어쩌다 보니 어느덧 퍽 자기답게 사는 사람이 되었다. p.10
‘현명한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공생하는 인간, 즉 함께 사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심비우스를 지향하자는 최재천 교수. 그가 늘 이야기하는 것은 공생과 협력이었다. 그게 그의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