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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승민 ASM Sep 06. 2020

12. 인사이드 르윈 (2013)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

감독. 조엘 코엔, 에단 코엔

출연.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굿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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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과 대중성 중 무엇을 택해야 하나. 내면의 예술혼과 고된 생활고 속에 세상과 타협을 봐야하는가, 나를 믿어야 하는가.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에게서 영화 내내 끊임없이 보이는 갈등이다. 가난한 음악가 르윈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


엔딩이 나올 때까지 르윈은 계속된 불운과 고난에 시달린다. 자살한 자신의 옛 파트너, 자신을 차갑게 맞는 옛 친구, 놓쳐버린 친한 교수의 고양이, 낙태 등. 영화는 르윈이 가스등 술집에서 세상에 체념했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시작된다. 지인의 집에 머물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그는 옛 친구를 찾아갔다가 아직도 그렇게 사느냐는 말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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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기회가 되어 어느 가수와 스튜디오로 가서 함께 녹음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그가 생각하는 음악과 달라 전혀 기뻐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작권을 포기하겠다고 한 뒤 급전을 받는다. 거대한 자본과 순수 예술성의 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재워준 교수의 집에서 저녁 식사 중, 손님의 제안으로 르윈이 짧게 노래를 부르는데 중간에 자신을 무시하는 듯 한 손님의 발언에 연주를 멈추고 크게 화를 내기도 한다.


결국 여러 상황이 겹쳐 분노가 터져 나온 르윈은 시카고로 가서 어느 공연장에 오디션을 보러가지만 이 마저도 퇴짜를 맞는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전개로 놀랐다. 또한 위의 두 에피소드도 자신의 원하는 예술과 세상이 원하는 예술의 충돌로 보인다.


결국 르윈은 예전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만나 자신이 틀렸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오프닝과 같은 엔딩 시퀀스에서, 르윈은 다시 가스등 술집에서 노래를 한다. 숨겨진 비유와 상징이 너무 많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르윈은 다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고양이는 르윈 자신의 내면을 잘 보여준다. 가끔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결국 예술을 선택했던 그의 마음을 고양이도 철저히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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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코엔 형제 감독이 영화로 주고 싶어하는 교훈은 인생이란 르윈의 삶과 같은 것이라는 것. 어둡고 푸른 색감의 영화는 시종일관 쓸쓸한 기분이 들게 한다. 자신을 믿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르윈의 뚝심있는 마음이 영화에서 가장 빛났던 부분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현실은 타 영화처럼 따뜻한 것이 아니라 차갑고 냉정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인사이드르윈 #코엔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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