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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승민 ASM Jan 18. 2021

14. 소울 (2020)

잊고 살았던 아름다운 것들을 배우는 이야기

감독. 피트 닥터, 켐프 파워스

출연. 제이미 폭스, 티나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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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피트 닥터는 <인사이드 아웃>을 감명깊게 본 이후로 관심을 가지던 감독이었는데 이번에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다가 <몬스터 주식회사>, <업>을 연출한 뼈대깊은 감독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업>이 벌써 12년 전 작품이라는 것도 놀랍다.) <소울>은 흑인을 주인공으로 한 첫 픽사 영화이다. 여담으로 주인공 목소리를 맡은 제이미 폭스는 2004년 흑인 뮤지션 레이 찰스를 주제로 한 영화 <레이>에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기록이 있다.


주인공은 학교에서 재즈 음악을 가르치는 교사로 등장한다. 교장에게 인정을 받아 정식 교사로 채용되지만 자신의 꿈과는 거리가 멀다. 안정적인 직장을 원했던 어머니와도 갈등한다. 우연한 기회로 재즈 아티스트의 눈에 들어와 무대에 설 기회를 갖게 된 그는 들뜬 나머지 맨홀 구멍에 빠진다. 정신이 든 그는 인격과 재능을 결정하는 환상속의 공간을 마주하고, 그곳의 문제아와 함께하며 새로운 것들을 깨닫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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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감독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재능을 익히는 영혼들이라니, 말만 들어도 흥미롭다. 특히 몽환적인 파스텔톤의 색상으로 환상 세계를 그린 점이 좋았다. 그 세계 안에서도 명과 암이 나누어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캐릭터를 재치있게 활용해 완전한 암은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현실 세계에서 주인공 상황과의 연결도 부드러웠고 던지는 메시지도 명확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전보다 간결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아 조금 아쉬웠다. 22가 주인공의 몸에 들어갔을 때 겪은 에피소드들이 너무 주인공의 성찰을 이끌어내기 위한 장치로만 활용된 것 같아 아쉬웠다. 또한 갑작스러운 22의 태도 변화도 조금은 거슬렸다. 서로 다른 시선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등 여러 <인사이드 아웃>이 생각나는 장면이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한 번도 세상구경을 해 본적 없던 22는 주인공의 몸에 들어가서 단풍 열매를 잡고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낀다. 주인공은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 하나에도 행복해하는 22를 보며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영화의 메시지가 최근에 내가 추구하려는 방향과 일치해서 놀라웠다. 22가 겪은 장면들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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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재즈 음악으로 가득한 OST가 인상적이었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기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소울 #피트닥터 #soul #petedocter #영화아카이브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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