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핏줄을 뒤로 한 채 한 줄기 검은 석유를 선택한 남자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다니엘 데이 루이스, 폴 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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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여러 작품을 연달아 보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작품 하나마다의 여운이 굉장하기 때문인데, 이 영화 또한 감상 후 시간이 지나 감동이 배가 됐다. 줄거리를 짧게 설명하자면 성공에 눈이 먼 한 석유업자가 결국 스스로 무너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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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후 가장 먼저 생각났던 장면은 석유가 하늘로 솟구치는 장면이다. 사진 중에 불타오르는 시추탑의 모습이 그 이후의 장면이다. 아들의 부상 치료와 화재 진압 사이의 갈등을 다루며 주인공 다니엘이 어떤 인간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지독할만큼 욕심이 많은 다니엘은 성공을 위해 주위의 그 누구도 믿지 못하며 언제든지 그들을 내쳐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영화 말미에는 자신의 아들까지 모욕하며 결국 혼자가 되고 만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만큼이나 인상적인 배우가 폴 다노이다. 석유 시추를 위한 땅 근처에 사람이 몰리자 교회를 만들어 선교자의 역할을 하며 사람들을 인도하지만, 그 또한 숨기지 못했던 욕심이 절절히 드러나며 마지막에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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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주제를 다룬 영화같지만 폭발하는 감정과 장엄한 연출로 끊임없이 감탄하게 만든다. 영화에서 석유와 피의 공통된 특징을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다. 사람이 살아가며 어찌 욕심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다만 그 욕심이 지나치면 어김없이 화를 불러온다. 영화는 더 나아가서 주인공의 일생을 같이 살아본 듯 속이 막히는 허탈함까지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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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와 영화 음악, 촬영 기법까지 세 가지를 동시에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짧은 감상문을 적기 까다로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가슴 징한 장면이 워낙 많은 영화라 직접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 영화와 함께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다른 작품도 꼭 찾아보길 권하고 싶다.
#데어윌비블러드 #폴토마스앤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