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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승민 ASM Sep 04. 2020

7. 글로리아 (1980)

마피아 여성과 그녀가 보호하는 아이의 동반 성장

감독. 존 카사베츠

출연. 지나 롤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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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사베츠는 미국 독립영화사를 거론 할 때 처음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자신이 가진 자본만으로 영화를 다수 제작하여 독립영화의 정체성을 잘 살렸는데, 영화 제작을 위해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 에 출연하는 등 연기도 오래 하며 돈을 벌었다. 그의 첫 영화로 이 영화를 추천하곤 하는데, 적절한 대중성과 함께 전하는 메시지가 확고하여 접근성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배역을 맡은 배우 지나 롤랜즈는 존 카사베츠와 부부이다. 그의 영화에 다수 출연하여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다.


이 영화는 부모가 마피아에게 살해당한 아이를 맡게 된 글로리아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내용이다. 영화의 매력 요소가 여러 가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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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인공 글로리아는 그 당시 영화에서 보여지던 통상적인 여성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처음 만난 아이와 오랜 시간 같이 있으며 모성애 아닌 모성애를 느껴 아이를 보호하면서도 자신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인물들에게 서슴지않고 총을 겨누는 통쾌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이 마피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해 조직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두 번째는 영화의 전개 과정이다. 영화 내내 아이와 글로리아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글로리아가 어른스러워 보이길 원하는 영악한 아이를 마치 사랑 싸움을 하듯 대하는 장면들이 있다. 아이는 글로리아의 보살핌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녀에게 도발하지만, 겉으로는 무관심하고 차갑게 아이를 대하는 글로리아가 결국에는 아이를 위해 자신의 위험까지 무릅쓰는 모습을 보인다. 둘의 대화 장면들에서 뤽 베송의 <레옹> 이 떠올랐는데, 실제로 이 영화를 참고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대화를 통해 글로리아의 내적 갈등과 내적으로 성장하는 소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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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던 장면은 건물 안에서 글로리아와 아이가 탈출하는 장면인데, 마피아에게 도망치는 모습이 발각됨에도 불구하고 결국 성공적으로 탈출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꼬마 아이의 나이에 맞지 않는 대사들이 웃기기도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엔딩 장면이 전개와는 다르게 너무나 진부하고 예측 가능했다는 점 정도. 감독의 의도가 들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어떻게 보면 독특한 느와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존 카사베츠 감독의 작품을 계속 찾아봐야겠다.


#글로리아 #존카사베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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