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 단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승민 ASM Sep 05. 2020

8. 찬실이는 복도 많지 (2020)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것

감독. 김초희

출연. 강말금, 윤여정,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


-

김초희 감독은 <산나물 처녀> 라는 작품으로 먼저 접했다. 독특한 서사가 매력적이었는데,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영화 역시 이전작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았다.


-

<찬실이는 복도 많지> 는 내가 시사회에 당첨되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행사가 취소된 영화이다. 그래서 개봉한 후에 정말 보고싶었다. 영화인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프로듀서, 감독, 배우까지. 영화라는 공통된 직업 안에서도 그들이 영화를 대하는 자세는 저마다 다르다. 캐릭터들의 가치관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몰입감이 좋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고민들, 역경들을 하나씩 보여준다. 실제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 특히 독립영화계에 종사하시는 영화인들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

전체적인 이야기는 PD였던 주인공이 같이 일하던 감독이 고인이된 후 자리를 잃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내용이다. 주인공 찬실의 갈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 매우 마음에들었다. 허상의 장국영 캐릭터나 정은임의 라디오 채널, 쌓여있던 영화 잡지들. 생각을 비워내고 걸러내고 담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찬실을 지켜보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 해 보기도 했다.


잔잔하지만 코미디 요소가 곳곳에 있어 가끔씩 실소가 터졌다. 또한 재치있는 편집과 배경음악이 인상적이었다. 전개가 끊어지는 듯 한 것이 약간 거슬리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발랄한 분위기가 단점을 잘 보완했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내가 좋아하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도 잠깐 언급돼서 반가웠다! 당찬 발걸음이 떠오르는 강말금 배우 또한 캐릭터에 꼭 맞는 캐스팅인 것 같다. 비디오 테이프로 만들어 보관하고픈 영화였다.


#찬실이는복도많지 #김초희

매거진의 이전글 7. 글로리아 (198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