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에서 내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영어 교습소의 원장이 되었다. 이제 <윤혜은 영어 교습소>를 네이버든, 구글에든 검색하면 내가 쓴 글들이 나온다. 그러다보니, 브런치에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쓸 때, 망설이게 되었다.
그러다가, 8월 1일~8월 5일에 교습소의 여름 방학을 맞아, 여유 속에서 다시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폰을 들었다.
#1.교습소에 대한 나의 생각
머릿 속이 교습소로 가득찬 일상을 살고 있다. 솔직히, 나는 교습소가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잘 될 줄 몰랐다. 작년 12월 28일, 지금의 교습소 자리 잔금을 치를 때, 내 목표는 올해 6월까지 학생 15명을 모으는 것이었다. 그 목표는 1월 29일 정식 오픈할 때쯤, 이미 달성되어 있었다.
현재 우리 교습소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픈 초기 때부터 함께 한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참 예쁘다. 예의를 지키고, 선을 지켜서, 학습 태도가 좋아지고, 영어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예쁘다.
그리고 학생들이 나를 많이 좋아해준다. 그 사실이 가끔 참 신기하다. 내가 별 말 안해도 학생들이 많이 웃어주곤 한다. 웃으며 교습소에 들어와서 웃으며 나가는 학생들이 고맙다.
학부모님들께서 정말 사려 깊게 나를 배려해주시고, 믿어주시는 부분도 가끔 참 신기하다. 여기에 그간의 일들을 다 적을 순 없지만, 우리 교습소의 학부모님들께 늘 감사하다.
이번 여름 방학 때만 해도, 연락오신 어머님들의 첫마디는 '여름 휴가에 연락드려서 죄송하지만,'였다. 그 말씀의 따뜻한 온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랑 받고 있는 느낌.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
#2. 연애에 대한 나의 생각
596일째 연애중이다. 지금도 남자친구는 카페에서 내 앞에서 이직을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 커플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의 일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나름의 서포트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오늘 남자친구의 공부를 감독해주고 있다.
오빠를 만나고 나는 일이 참 잘 풀렸고, 잘 풀리고 있다. 오빠가 주는 마음의 안정감 덕분이다.
오빠는 요즘, 끼니를 자주 거르는 나를 위해 샌드위치와 음료를 종이 가방에 담아서 교습소 문 앞에 걸어두고, 내게 챙겨 먹으라고 카톡을 남겨놓는다.
오빠가 항상 내 주변 어딘가에 있는 느낌이다. 가끔은 햇빛이 강한데 양산 써라, 더운데 물 자주 챙겨 마셔라..등등의 애정 어린 잔소리도 하는 잔소리쟁이지만, 참 다정하고 믿음직하다.
나에게 참 잘 맞는 사람.
#3. 나에 대한 나의 생각
요새 '건강'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아니,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 많이 아파서 교습소 하루 휴원을 했기 때문이다. 링거를 맞고 겨우 회복했다.
한의원에서 한약도 지어서 먹고, 수업 마치고 집 가서 먹던 배달 음식도 끊고, 한의원에 가끔 가서 침도 맞는다. 생활 습관을 좋게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외에, 나는 참 유치한 사람이다. 학생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서, 최근에 해리포터 지팡이와 호그와트 배지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학생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요새 내 생각의 기준이 '학생들의 편의' 위주로 많이 바꼈다. 교습소 밖 천장의 거미들 때문에 학생들이 행여나 놀랄까봐, 빗자루로 거미줄을 제거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나는 '울퉁불퉁한' 사람이다. 후회되는 과거들도, 단점들도 가지고 있고, 내가 스스로를 믿고, 좋게 보는 장점들도 가지고 있다. 마냥 좋은 면만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내가 좋다. 가끔 나는 내가 애틋하고, 내 인생의 힘든 순간들을 잘 넘겨준 내가 대단하게 느껴지고 기특하다.
요새도 나의 미숙하고 철 없는 면들 때문에 혀를 차다가도, 그 면들마저도 가끔 '나' 같아서 그저 웃으면서 넘겨버리고 만다.
#4. 교습소 확장에 대한 나의 생각
요새 우리 교습소에 기존 학부모님들의 소개가 이어지면서, 대기 인원이 있는 반들이 생겼다.
사실 소규모로 한 반에 6명 정원으로,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나는 참 좋다. 앞으로도 지나친 확장의 계획은 없다.
다만, 교습소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서, 학생들이 수업 전후로 자습할 공간이 있거나, 학부모님을 상담할 공간이 따로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