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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은 Dec 07. 2024

모든 불안한 시작 앞에 서있는 분들께

마음의 평온을 찾고서 써보는 글


2023년 11월 초, 영어 교습소를 오픈하고 싶어서 무작정 양산 증산의 한 부동산을 찾아갔습니다. 그 부동산에서는 적당한 교습소 매물을 찾지 못했고, 또 즉흥적으로 걸어서 다른 부동산을 갔고, 그곳에서 두 개의 교습소 매물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한 교습소가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11월 초중순에 덜컥 계약했고, 기존 원장님께 권리금을 드리고 자리를 잡아놓고 12월 말에 정식으로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그 자리가 지금의 '윤혜은 영어 교습소'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혼자서 정말 많은 구상을 했습니다. 당시 일하던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노트에 교습소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복잡한 생각들을 써내려 가다보면, 어느새 새벽일 때도 많았습니다. 신경을 너무 쓰다보니 역류성 식도염, 위염 증상도 그 기간에 계속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 기간에 마음이 많이 불안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학원에서 강사로 계속 일하기를 바라셨고, 주변에 저에게 잘 될 거라고 확신을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안 될 거라고 대놓고 얘기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정말 기분이 나빴지만, 웃으면서 그럴 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냥 그 분 성향이 비관적이었는데, 그때는 제가 불안해서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래서 매일이 저와의 싸움이었습니다. 잘 될 지, 어쩌면 안 될 지도 모르는 사업의 영역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거의 두달 간 하나씩 차분히 저의 교습소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말을 하기까지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들을 했지만, 그래도 운이 따라줬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픈하기도 전에 문의 전화가 정말 많이 왔고, 방문 상담이 하루도 빠짐 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2024년 1월 12일에 전 직장에 마지막으로 출근했는데, 그 후로 1월 29일 오픈 전까지 학생이 15명 정도 모였습니다.


그 이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만둔 학생들도 있었고, 감정 상할 일들도 있었지만, 저는 그냥 처음과 똑같이 최선을 다 했습니다.


2024년 8월부터, 소개로 오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정말 감사하더라구요. 저는 저희 원의 학생들, 학부모님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저의 마음을 알아주신 느낌이 들어서 기뻤습니다.




2024년 12월 현재, 저희 원은 TO가 없어서 대기 명단을 가진 교습소가 되었습니다. 엄청난 성공이 아닙니다. 한 반이 6명이라서 정원 자체가 작습니다.


인원을 늘려줄 수 없는지, 반을 추가로 오픈할 생각은 없는지 학부모님들께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정된 체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있고, 이 한계 안에서 항상 일정하게 최고의, 최선의 수업과 관리를 하고 싶습니다.


수입에 눈이 멀어 처음과 달라지고 싶지 않습니다. 현재 저를 믿고 학생을 맡겨주시는 학부모님들께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마음 먹으니, 마음의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많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미 성공해서 쓰는 글이 아니라, 아직 과정에 있지만, 그 과정도 충분히 행복하니, 불안한 시작을 앞둔 모든 분들께 응원을 건네고 싶습니다.


저희 원이 잘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그냥 꾸준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꾸준하게 열심히 하다보면, 문의 전화와 상담이 휘몰아 치는 기간이 있고, 뜸한 기간이 있습니다.


별로 그 부분에 의미 두지 않고 학생들과의 수업, 수업 준비에 집중하고, 홍보도 꾸준히 하고, 학부모님들과의 소통도 노력하고 있다보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더라구요.


앞으로도 저는 별 생각 없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그러다보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겠지요.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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