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올해 우리 교습소의 퇴원율은 정말 낮은 편이다. 작년 12월 말 전타임 정원 마감 후, 2월에 1명이 나갔고, 4월에 1명, 5월에 1명 퇴원 예정이다.
그리고, 퇴원을 알게된 당일 대기생 명단에 계신 분께 연락을 했더니, 바로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었다.
교습소를 운영한지 1년 4개월 정도 되니, 보유하고 있는 대기생 명단에서 오는 마음의 여유도 있지만, 나는 확실히 1년 전과 퇴원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1년 전 생각: 왜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 퇴원이 있지?
지금의 생각: 퇴원이란, 예측할 수 없는 거구나. 나의 노력의 부족이 아니라 학부모님과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거구나.
정말 신기하게도, 초기의 퇴원생들은 내가 추가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던 학생들이었다. 이유 없이 불러서 추가적으로 토요 보충을 해주거나, 그 외에도 개별적인 신경을 더 많이 썼던 학생들이 나갔다.
그때는 솔직히, 나도 사람이라서 많이 속상했다. 그 학생에게 그 이상으로 쏟을 수 없을 만큼 마음을 다했는데, 퇴원이라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퇴원은, 매주 학생의 이유 없는 토요 보충을 원하셔서(학생이 영어를 잘 읽지 못한다는 이유로) 6개월 이상 계속 토요 보충을 진행했던 학생의 어머님께서, 학생이 없는 신규 학원이 생기자마자 이동을 하셨다. 그때 느꼈던 허탈함이란.
1년 전에도 퇴원 전화, 문자에 학생을 잡아본 적은 없지만, 속앓이를 많이 했다.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생각에 무기력함마저 느꼈다.
지금은 퇴원이란, 나의 노력의 정도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잘 다니던 학생이 다른 학원과의 시간표 조정이 안 된다며 그만두기도 하고(사실 진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 영어 공부를 힘들어하는 듯 보이는 학생이 오히려 우리 원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도 하다. 한 마디로, 예측 불가한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부분은 걱정하는 게 아니랬다. 퇴원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을 1년 후인 지금 깨달았다.
나는 학생의 '점진적인 성장'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이다. 그 견해로 보면, 늘고 있지 않은 학생은 없다. 해당 레벨이 그 학생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학생은 본인의 역량에서 어느 정도 영어 학습을 흡수하며 성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그 성장의 끝에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게 되어있다. 다만, 학생들 간에 그 성과가 나는 기간의 차이는 있다. 그 기간의 차이는 학생의 역량과 학습 태도의 차이에서 온다.
내가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이 확고하다 보니, 나와 생각이 비슷한 학부모님들께서는 학생을 믿고 오래 보내주시고, 빠른 성과를 보고 싶어하시는 학부모님들께서는 단기간 다니고 이동을 하신다.
나는 여전히 학생을 잡지 않는다. 이유는, 학부모님과 생각이 다른 것 또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님을 잠시 설득할 수는 있지만, 생각의 간극은 계속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생과 아무리 정이 들었어도, 퇴원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