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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첫 영어 시험을 함께 했다

양산여고1 학생의 성장기

by 혜은


작년 12월에 근처 국어 원장님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내 수업에 관심이 있으신 물금중3 학부모님이 계신다고 하셨다. 국어 원장님을 평소 참 존경하고 좋아했어서, 학부모님과 학생을 상담하게 되었다.


학생은 테스트 해보니 영어가 중학교 80점대 정도 나오는 학생이어서, 아직 고등학교 수준 영어는 많이 어려워했다. 학생은 양산여고로 진학했다.




1월부터 2월까지 우리는 고등학교 모의고사 수준에 적응하기 위해서 영어를 공부했다. 2월 마지막주쯤 고1 3월 모의고사를 시간 재서 풀렸더니, 3등급이 나왔다.


학생은 집에 가서 울었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자기가 뒤쳐지는 느낌이어서 속상하다고 했다. 여린 학생이 걱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쳐야 할 고등학교 시험이 얼마나 많은데.




불안해하는 학생을 위해, 3월 초부터 중간고사 내신 대비를 들어갔다. 반복, 반복 그리고 또 반복. 학생과 나는 시험 범위를 정말 여러 번 봤다.


학생에게 고마웠던 점은, 숙제를 정말 많은 양씩 매번 냈는데, 항상 다 해왔다. 두꺼운 문제 자료들을 주면서 풀 수 있는 만큼 풀어오라고 하면 어김없이 끝까지 다 풀어왔다.


시험 직전이 되자, 나는 학생의 문제 풀었을 때의 정확도를 보고 조금 안심이 되었다. 서술형도 막힘 없이 적어내는 모습을 보고 기특했다. 반복의 힘, 노력의 힘이었다.




그리고 어제, 학생은 고등학교 첫 영어 시험을 쳤다. 95~97.5점을 예상하는 학생의 카톡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이 학생이 결국 해냈구나. 열심히 하는 학생은 결국 성과가 나는구나.


학생의 성장 과정을 옆에서 다 지켜봤기에, 나는 그 과정을 함께 하고 있어서 기쁘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곧 기말고사가 다가온다. 우리 다시 열심히 준비해보자.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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