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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노트]33세 원장, 나의 수업 전 루틴

나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시간

by 혜은


아침 8시에는 눈을 뜬다. 교습소 수업은 오후3시에 시작한다. 수업까지 7시간이라는 넘치는 시간이 있다. 나는 대체 그동안 뭘 할까.




아침8시~9시

-온라인 모임들에 글을 쓴다. 현재 오프라인 독서 모임 '책경험'의 파생 모임으로 'Q&A a day', '글쓰기 모임' 두 가지를 하고 있다.


'Q&A a day'는 매일 질문 한 가지에 나의 답을 업로드 하는 온라인 모임이고, '글쓰기 모임'은 한달마다 한 가지 주제로 매주 하나씩의 글을 완성하는 온라인 모임이다.


이 모임들은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눈 뜨자마자 맑은 정신으로 참여하기 좋다.



오전9시~10시

-집에서 할 수 있는 교습소의 업무 처리를 한다. 주로 학부모님들께 연락을 드리는 경우가 많다.


그 주의 보충 스케줄 안내를 하고, 그 달의 휴원일을 우리 원의 관리 앱 공지 사항에 올리고, 원비 결제 안내 문자를 보내는 등의 일을 하는 시간이 이 때다.



오전10시~11시

-주섬주섬 챙겨서 산책을 나간다. 주로 집 근처 공원에 가는 편이고, 보통 6천보 정도 걷는 편이다.


급하게 걷기 보다는, 풍경도 감상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걷다보면 생각이 단순해지고, 교습소 운영에서 풀리지 않던 문제들의 답이 생각 날 때가 있다.



오전11시~12시

-걷고 와서 이때쯤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사실 요리 하는 것을 즐기지 않아서,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경우가 많다.


배달 음식을 먹기 싫은 날이면, 출근 준비를 다 하고 교습소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오후12시~1시 반

-신규 상담 전화, 문자가 가장 자주 오는 시간대다. 요근래 이 시간대에는 항상 상담 문의가 있었다. 두 통의 상담 전화를 하고나면, 이 시간이 훅 지나간다.


현재 우리 원에 TO가 없어서, 올해 하반기에 2026년 새학기(2025년 12월 말 시작) 신규생들을 받으면서 대면 상담 진행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어서, 요새는 상담 문의들을 다 대기로 돌리고 있다.



오후1시 반~2시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이때는 절대 폰을 보거나 연락을 받지 않고, 챙기는 데만 집중해서 30분만에 챙기고 집을 나선다.



오후2시~3시

-교습소에 도착하자마자 청소부터 한다. 그리고 나면, 내 자리에 쌓여있는 학생들의 교재, 자료들을 빠르게 채점한다.


2시 45분쯤 되면, 3시 타임 학생들이 하나둘 오기 시작한다.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계속 채점 업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쓰고 나니 생각보다 내 수업 전 시간이 참 바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브런치, 인스타, 맘카페 홍보글은 거의 퇴근 후 밤에 작성하는 편이다.


한 어머님께서 내게 '수업 준비에, 수업도 직접 다 하고, 온라인에 글까지 쓰는 열정의 아이콘'이라고 하셨는데, 사실 나는 체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


부족한 체력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퍼져버릴까봐, 루틴을 만들어서 모든 일들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이 평범하지만 특별한 시간이 쌓여서, 더 멋진 원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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