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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은 Sep 16. 2021

저는 길고양이 카페 운영진이었습니다

나의 특이한 이력

나는 대학교를 마치고 2017년 12월에  본가인 부산으로 내려왔다. 서울에 있을 때 몸무게가 많이 늘어서, 부산 본가에 내려와서는 아침에 꼬박꼬박 헬스를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나와 눈을 마주치면 큰 소리로 우는 녀석들을 아파트 화단에서 만나게 된다.


바로 이 녀석들인데, 배가 고파보여서 멸치를 가져다 줬더니 허겁지겁 먹었다. 이 녀석들은 그날부터 내가 헬스하러 가는 시간이면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렸다.


나는 이 길고양이 두마리 때문에 정보를 얻기 위해 길고양이 카페에 가입했다. 길고양이 카페에서 염분이 있는 멸치보다는 저렴한 가격대의 사료가 고양이의 건강에 더 좋다고 해서 집 근처의 롯데 슈퍼에서 사료를 구입했다.


그렇게 나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싫어하는 주민들이 있는 아파트에서, 조심스럽게 숨어다니며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기 시작했다.


나중에(6개월 후쯤)는 돌보는 고양이가 10마리까지 늘었지만, 초기에 내가 돌보던 고양이는 4마리 정도였다. 처음에는 사료만 주다가, 길고양이들도 집고양이처럼 맛있는  걸 먹게해주고 싶어서 닭가슴살, 스틱 등의 고양이용 간식들을 사다가 주곤 했다.


그런 나에게 길고양이 카페는 참 유용했다. 위의 스틱도 고양이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스틱인데 거의 배송비만 내고 구입했다. 길고양이 카페에서만 공유되는 정보들이었다.


물론, 고양이들마다 입맛이 달라서 이런 스틱에 입도 안 대는 고양이들도 있어서 속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두마리 정도는 정말 맛있게 먹곤 했다.


길고양이들을 돌본 지 3개월쯤 되었을 때는, 길고양이 카페에서 얻은 정보들을 활용해서 길고양이들을 위해 영양제도 구입하고, 동물 약국에 가서 구충제도 구입해서 먹였다. 내가 사랑하는 길고양이들이 오래도록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런 나에게 '무나(무료 나눔)' 해주시는 분들도 길고양이 카페에 계셨다. 사실 그때 당시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의 용돈을 받으면서 취업 준비를 하던 취준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 용돈으로 길고양이들까지 돌보는 것이 빠듯해서, 무료로 사료나 간식을 나눠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곤했다.




이렇게 나에게 도움만 주던 길고양이 카페를, 2018년 5월쯤에 나는 도망치듯 탈퇴하게 된다. 그때  나는 일반 회원이 아니라 카페의 운영진이었다. 대체 나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다음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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