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의 나이에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은, 언젠가는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현실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무언가이다.
얼마 전에 지금의 남자친구와 만난 지 300일이 되었고, 조만간 부모님들께 인사를 드릴 예정인 지금, 나는 왜 지금의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되었나 생각을 해봤다.
남자친구는 단단한 사람이다.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나에게 한 마디 불평하지 않는 사람이고, 내가 감정적일 때 누구보다 차분하게 나를 달래는 사람이다. 일을 할 때는 이성적이지만, 평소에는 누구보다 감성적인 나를 잡아주는 사람이다.
남자친구는 자기의 취미가 확실한 사람이다. 나를 만나기 전에도 삶이 취미들로 충만했던 사람이어서, 그런 점이 학원 일만 아는 나와 달라서 마음이 갔던 것 같다. 스크린 골프, 자전거 타기, 헬스장에서 운동하기, 코인 노래방에서 노래부르기, 게임 등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서, 나와 함께 취미를 공유하려는 남자친구가 좋았다.
남자친구는 생활력이 강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대학생 때부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봤고, 취직 후 지금의 직장에서 책임감 있게 몇 년째 일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자기가 맡은 일들을 책임감 있게 하는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사치 부리지 않고, 삶을 꼼꼼히 꾸려나가는 남자친구를 높이 평가한다.
남자친구는 따뜻한 사람이다. 기념일에 내게 꽃을 선물하려고, 늦은 시간이라서 주변의 꽃집들이 문을 닫으면 먼 곳까지 꽃을 구하러 가서 내게 선물해주는 사람이다. 내가 많이 아프면 우리집 문 앞에 마카롱과 약을 사다 걸어두는 사람이다. 그 마음이 예뻐서 나를 미소 짓게 하게 사람이다.
그 모든 것보다도 더 마음이 가는 한 가지는 내 남자친구는 '내 꿈을 지지해주는 사람'이다. 항상 인생의 결정 앞에서 부모님이나 주변인들의 반대 의견에 부딪혔던 내게, 남자친구는 내가 꿈꾸는 미래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해준다.
나는 언젠가 남자친구와 결혼하게 되면, 나의 교육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다.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파트 공부방이고, 그게 아니면 교습소나 학원의 형태일 수도 있다. 나의 신념과 교육 철학을 담고서, 내 이름을 걸고, 학생들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싶다.
나를 응원해주는 내 사람을 만났다.
결혼으로 다가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천천히 한 단계씩 밟아나가보려고 한다. 그 과정의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모르지만, 내 사람에 대한 진실된 마음만 있으면, 지금은 현실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무언가인 '결혼'이 어느 순간 눈 앞으로 다가올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