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의 기억

by Lina

경찰관의 심드렁한 눈매가 내 얼굴에 머문다. 주름이 자글한 나의 이마, 푹 꺼진 눈매를 돌아 툭 튀어나온 턱, 꺼칠하고 옴폭 파인 볼 쪽에서 돌아 나온다.


그래서, 아내분이 언제부터 보이지 않았다고요? 아까 이미 대답한 질문이다. 처음 경찰서를 찾아 아내의 실종을 신고할 때 눈을 번쩍이며 내 말에 귀를 기울이던 모습은 사라지고, 아내의 신상을 말할수록 심드렁해지는 경찰의 모습에 난 조바심을 느낀다. 어제, 어제저녁이요. 아니, 정확힌 몇 시인지 모르겠어요. 확인하지 않고 먼저 잠자리에 들었어요. 목소리가 덜덜 떨려 나온다.


나의 모습에 경찰은 한숨인지 뭔지 모를 기색을 섞어 말한다. 이런 경우는 찾기도 많이 어렵고요, 이미 비자가 있다면 마음먹고 계획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경찰은 의도적인 가출로 단정 지었다. 그럴 리 없다고 고개까지 내저으며 부르짖는 나의 애처로움을 경찰관은 한 마디로 눌러버렸다.


-벌써 네 번째예요, 비슷한 사건이. 그리고 앞에 세 분은 아직도 아내 분을 못 찾았고요. 작정하고 도망간 거면 절대 못 찾아요.

아내를 처음 본 곳은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찌는 듯한 여름, 베트남 호찌민의 한 호텔에서였다.

당시 난 첫째로 이 후덥지근한 기후에 짜증이 났고, 둘째로 이미 전날 다섯 명의 여자들에게서 픽을 당하지 못하여 굉장히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미팅 한 번에 한 무리의 네 명의 베트남 여자들이 들어오는데, 그중 한 명 꼴로 한국 여자 상과 비슷한 정도였다. 나머지는 코가 납작하거나 얼굴이 넙데데한 전부 이국적인 외모였다. 그나마 내가 픽한 여자들은 하나같이 피부가 하얗고 눈매가 둥글고 코가 오뚝하고 몸매가 늘씬했다.


그리고 하나같이 눈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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