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어린이, 그 사이에 있는 어른이
나는 달력에 빨간색으로 그려져있는 '6'자를 바라보며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드디어 금요일이다. 오늘만 출근하면 금, 토, 일을 내리 쉴 수 있다. 그 순간 과장님이 지나갔다. 어라? 갑자기 기분이 쎄했다.
순간 고슴도치에 발을 찔린듯 몸을 움찔거렸다. 본능적으로 감정을 숨겨보려했지만 그러지 못 했다. 내 반응을 눈치 채셨는지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크리스마스는 예수도 아닌데 왜 쉬고 초파일은 부처도 아닌데 왜 쉬어욧!'라는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가 쑥 가라앉았다. 그래… 대체공휴일은 중소기업 재량이니까. 그런데 무엇때문에 이리도 슬픈 것일까. 가족들과의 약속을 깨야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출근을 해야한다는 그 자체때문일까…. 남이 보면 배가 부르다고 할 지도 모르겠지. 어쨌건 이 조차도 혼란스러울 정도로 순진한 내 이름이 바로 사회초년생이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