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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지않는 법을 배우고싶어
열정바보도 바보는 바보니까
by
정누리
Apr 4. 2019
난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고민이었다.
틈만 나면 공모전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학원을 가고, 끝나면 자격증 시험을 보았다. 조금이라도 짬이 나면 지금처럼 글을 쓴다. 크리스마스의 명동 거리처럼 빡빡한 스케쥴이다. 이곳에 여유를 허락할 만한 공간은 조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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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언제나 사람은 돌발상황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너무나 공모전에 집중한 나머지 시험공부를 하나도 못 했다던가,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일을 하면서도 꾸벅꾸벅 존다던가. 그럴 때마다 나는 느슨하게 쥐는 방법을 몰라 아예 손에서 놓아버렸다. 참으로 극단적인 열정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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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느슨하게 쥔다고 큰일 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놓지않으려 꽉 잡고 있다보니 손에 쥐만 잔뜩 났다. 그제야 알았다. 모든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조금은 놓아줘야한다는 것을.
열정바보도 바보는 맞는 것같다.
재미로 시작한 일을 괴로워하고 있으니 어찌 어리석은 자가 아닐 수 있으랴.
이제는 진짜로 배워야겠다.
중국어도, 영어도, 엑셀도 아니다. 내가 진짜로 배워야하는 것은 '가만히 있는 법'이다. 가만히 앉아서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사람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법이다.
아! 결국 배움의 끝은 무엇도 배우지 않는 것 아닐까.
아침햇살이 오늘따라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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