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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팔트 고구마 Apr 01. 2022

자전거 여행 수분 섭취 - 물과 염분, 비상식량 준비

생명유지의 1순위 수분 섭취 

 수분 섭취가 중요하단 사실은 너무 당연해서 쉽게 잊고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자전거 여행에서 조금만 달려도 옆 도시로 이동이 가능하고, 사람 사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여행에서 비상 상황을 겪는 일은 거의 없기에 수분 섭취를 깊게 고려한다는 건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일지도 모르죠.


 그러나 분명 우리나라에도 접근이 어려운 곳이나 오지가 있고, 외국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여행 중 적을 확률로도 겪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돌이키기 힘든 비상 상황이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은 준비하고 떠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물의 중요성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섭취하는 모든 것에 앞서 물은 우선순위에서도 단연 1순위입니다. 사람은 음식이 없어도 3주를 버티지만, 물이 없다면 3일을 버티기가 힘듭니다. 사람은 하루 2~3리터의 물을 소비하며 그늘에서 쉬고 있는 사람조차 1리터의 수분을 소비합니다. 숨만 쉬어도 수분을 소비하는 것이 사람의 신체입니다.


 자전거 여행자 입장에서 물을 사 마시거나 얻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는 여행에 유리한 나라입니다. 물 인심이 정말로 후한 나라이니까요. 일반적으로 사람이 있는 곳이나 식당에서 여행객임을 말하고 물을 얻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외국 여행할 땐 상황이 다릅니다. 아프리카나 중동처럼 마실 물 자체도 쉽게 얻기 어려운 나라들이 있습니다. 한편 자전거 여행을 많이 가는 유럽이나 북미의 경우 탭 워터(수돗물)를 마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 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익숙한 모습은 아니죠. 



길에서 급수할 수 있는 기회! 세계 최고의 물맛으로 기억하는 아르메니아 / 뜨거운 여름에도 냉수가 나왔던 오만 이슬람 사원의 급수대


 보통 중동 국가에서는 물을 사 먹거나 이슬람 사원에서 씻기 위한 깨끗한 물 또는 마실 식수대를 구비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원의 수준에 따라 씻을 물조차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의 주요 도시 외 지역은 수도 시설마저 열악하기에 여행자 스스로 충분한 식수를 갖춰 놓는 것이 여행에서 물 공급의 어려움을 벗어나는 길입니다.


 유럽을 여행할 때 자주 볼 수 있는 수돗물(탭 워터) 혹은 현지인들이 아무렇게나 마시는 물이 있다고 해서 여행자 본인도 무조건 따라 마셔선 안 됩니다. 앞서 장비 편에서 말씀드린 정수 필터(또는 태블릿 형태의 정수제)를 갖고 필터링해서 드시길 바랍니다. 물갈이로 인해 배앓이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느 상황에서 걸릴지는 겪지 않고선 모릅니다. 또한 자연에서 얻는 물 또한 원류가 어디인지 불확실할 경우라면 무조건 걸러 드시거나 파는 생수를 사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자전거로 움직이게 되면 수분 소비(손실)는 평소보다 훨씬 커집니다.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충분한 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오지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경우 그 상황의 중대함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예를 들어 호주 서호주 아웃백 지역은 수백 킬로미터 도로에 휴게소는 딱 한 군데가 있습니다. 퀸즐랜드 주의 경우 한 도로에는 300km 이상을 가야 주유할 곳이 나올 정도입니다. 



호주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아웃백 표지판. 


 기본 짐 무게가 있는 상황 속에서 하루 이동거리와 평균 속도, 소비하는 물을 생각한다면 10리터 이상을 물을 챙겨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날씨가 덥다면 물의 양은 더 늘어나겠지요. 그 무게와 용량이 충분할지 염려스러운 여행자들은(이런 험한 곳을 도전하는 여행자도 있습니다.) 마지막 주유소에서 만난 운전자들에게 부탁해 특정 표지판 아래, 또는 특정 지역의 랜드마크나 지정한 어느 장소에 두기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준비하고도 상황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지나가는 운전자에게 물을 구하거나 점프로 차량 이동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탈수로 인해 사망합니다.


 위의 상황은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오지 여행이라면 자전거 짐의 무게에 추가될 소비할 물에 대해 비중만 달리할 뿐입니다. 물 공급이 자전거로 달리는 현장에서 가능하다면 문제가 없지만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면 큰일이 생기겠죠. 그래서 수분 섭취의 중요성은 언제나 최우선입니다. 



때론 빗물도 유용합니다. 다만 대기 오염이 심한 곳이라면 그 물은 조심해야겠죠?  파나마 산티아고 



★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체수분 손실을 최대한 방지하려면 

- 가급적 움직임을 줄입니다.

- 뜨거운 곳에 신체를 노출시키지 말고 어렵다면 텐트의 타프 같은 것으로 그늘을 만들어 신체 노출을 막습니다.

- 시원한 곳에서 쉽니다.

- 음식을 가능한 한 적게 먹습니다. 물이 없으면 음식물 소화를 위해 몸의 장기에서 체액을 끌어 쓰게 되는데 이때 탈수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 술은 절대 마시지 않습니다.

- 가급적 코를 통해서만 호흡하도록 합니다.



4. 염분 

 염분은 물과 함께 생존의 필수 요소입니다. 우리가 평소 섭취하는 음식엔 일일 섭취량의 염분이 충분히 포함되어 있으나 자전거 여행의 활동은 염분 손실도 평소보다 높습니다. 신체는 땀과 소변으로 염분이 배출되는데 자전거 여행은 그 둘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염분이 부족하면 근육에 경련이 오거나 메스껍고 피로도가 심해지며 신체 일부분에 부종이 생기기도 합니다. 증상을 완화를 위해 적당히 염분(소금)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하게는 소금을 직접적으로 섭취하거나 음식을 평소보다 약간 짜게 드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우리나라 여행을 하며 극한 라이딩이 아닌 이상 우리가 일상에 먹는 음식은 염분 섭취에 별 문제가 없지만 외국 여행에선 위의 사항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소량의 소금을 갖고 여행하거나, 좀 더 여유롭게는 식염 포도당을 갖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강한 태양 아래 라이딩 한 다음 날. 엄청난 땀을 흘리고 난 다음 날은 눈이 부어 떠지지 않았습니다. (네 접니다.;)


 저 개인적 경험으로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과테말라 지역을 여행할 때 엄청난 더위와 습도로 인해 폭발하듯 땀을 많이 흘린 적이 있었습니다. 염분을 따로 섭취하지 않은 탓인지 자고 일어난 다음날 눈이 팅팅 부어 한동안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던 지경이었습니다. 눈을 뜨려 해도 붓기 때문에 몇 시간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린 날에 비슷한 신체적 반응이 반복되는 걸 알고 소금 한 스푼을 먹었더니 거짓말처럼 나아진 경험이 있습니다.



★ 비상시 섭취할 포도당 음료 만들기

 음식을 한동안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상황에다 물까지 한동안 마시지 않은 상태라면 되면 신체 대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경우가 큽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갑자기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을 피하고 몸의 안정화부터 취하도록 합니다.


 여행 중 시도해 볼 방법으로 탈이 난 몸의 수분 밸런스를 위해 포도당 음료를 만들어 섭취하면 됩니다. 만드는 방법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500mL 페트병 기준으로 설명해 드리면 뚜껑으로 설탕 4 뚜껑, 소금 반 뚜껑이면 우리 신체의 빠른 밸런스를 잡을 수 있는 포도당 물이 됩니다. 외우기 어렵다면 손을 이용해 외우면 됩니다. 긴 손가락은 4컵의 설탕, 짧은 엄지 하나는 반 컵의 소금으로요. 


 이 방법은 음식물 섭취가 적어 신체 기능이 나빠진 아프리카 사람을 위해 구호 현장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5. 비상식량 준비

 긴 거리를 이동하며 중간 식량 보급을 할 계획이 뒤틀어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식을 항상 준비하셔야 합니다. 에너지바, 초콜릿, 미숫가루, 중국식 삥깐(혹은 깐량-곡물 가루를 벽돌처럼 뭉친 형태로 비스킷처럼 또는 비상식으로 섭취) 등 건식 형태로 부피를 줄여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좋습니다. 수분 함유가 적을수록 변성이 적고 느리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면 본인이 원하는 품목 선정에 유리합니다. 여행 중 가능하다면 누룽지를 만들어 갖고 다니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국식 비스킷 or 비상식, 삥깐

 

 한편 추운 날씨를 대비해 따뜻하게 마시면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코코아(초콜릿) 분말이나 차, 꿀 또한 좋은 아이템입니다. 급격히 떨어진 체력을 회복시키고, 늘어진 기분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 한 번 더 살피기

- 물은 필수! 오지 여행일수록 이동 거리를 확인 후 중간 보급할 수 있는 지점(민가, 슈퍼마켓 등)을 반드시 확인합니다.

- 날씨와 라이딩 환경에 따른 신체 대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적당한 음식을 챙겨야 합니다.

- 개인 체질에 따른 알레르기 반응 음식은 주문 전 개인의 체질에 맞춰 음식을 잘 확인하도록 합니다. (혹은 따로 주문)

- 여행 루트와 일정을 고려해 최소한의 비상식량을 챙깁니다.

- 라이딩 시 섭취 칼로리에 신경을 쓰도록 합니다. (최소 5000kcal 권장) 


* 여행은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곳은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에 도전해도 됩니다. 극악의 난이도의 여행지라면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까지 따라오셨다면 충분히 자전거 여행 출발 준비를 다 마친 듯합니다. 다음 편에선 여행 중 자전거 여행자들이 자주 겪는 문제를 알아보고 예방과 대처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18화 자전거 여행 음식편 - 해 먹기, 사 먹기, 식당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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