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요타요
그녀는 자동차나 탈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부터 읽어달라 골라왔던 책은 대부분 자동차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엠뷸런스, 소방차 같은 것들이었다. 전통적인 여성성을 떠올린다면 공주 인형을 좋아할 거라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린이집에서 매일 보내주는 알림장엔 그녀의 활동 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그녀가 이쁘거나 괜찮게 나온 사진을 엄선해서 보내주시는 듯한데 종종 자동차 장난감을 타고 찍은 사진이 포함된다. 자동차를 탈 때면 이쁘고 멋져지는 그녀인가 보다.
“신기하네. 누굴 닮아서 이렇게 자동차를 좋아하지?”
그녀의 자동차 편력을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얼마 전에 생겼다. 장난감 엠뷸런스 자동차 위에 그녀가 자기 엉덩이를 욱여넣기 시작한 것이다. 억지로 맞춰 찬 차를 연신 앞뒤로 흔들며 운전하려는 모습은 너무 애처롭고 귀여웠다.
웬만한 장난감은 당근으로 사려하던 옆지기도 이번만큼은 새 자동차를 사주고 말았다.
새 자동차를 받아 든 그녀는 능숙하게 올라타 드라이빙을 즐겼다. 멈춰 서거나 핸들 방향을 틀 수 있는 기술은 이미 가지고 있었다. 아마 어린이집에서 한 선행학습(?) 덕분이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타요를 탄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