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로부터 떠나는 길

역의 풍경

by 마음슥슥


눈물짓는 일이 꽤나 많았다. 불과 2주 전에도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훌쩍였다. 창으로 비친 애내 모습이 꽤나 처량하고 청승맞아 보였다.


‘이 정도도 각오하지 않고 주말 부부를 하려고?! 그것도 널 똑 닮은 아기를 두고 말이야. 펑펑 울어라. 그래야 그 무지가 조금이라도 씻길 테니.’ 경산역에 사는 수호신이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해 줬을 거다.


예전엔 볼품없던 경산역도 이제 제법 그럴싸해졌다. 단순히 세월이 흘러 이렇게 변한걸까?


일요일 저녁 끝자락에 서울로 향하는 생활을 수 년째 하다 보니 역에서 나만 감정에 휩싸이는 건 아닌 것 같다.


많이 보이는 건 역시 ‘가족’이다. 자녀로 보이는 사람과 부모로 보이는 사람이 꽤나 가까운 공기를 공유하며 역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걸 보면 가족 여행을 가는가 했지만 이젠 자녀를 타지로 떠나보내기 위한 동행임을 안다. 기차를 타기 위한 줄에서 가장 뒤에 오르는 나는 이들의 헤어짐을 지켜보며 타인임에도 진한 아쉬움을 마신다.


누군가에겐 헤어짐을 누군가에겐 한 주의 시작을 전해주는 경산역이다.


유난히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 무겁게 느껴질 때면 눈물도 눈물이지만 그 뒤엔 돌덩이 같은 다짐이 따라온다.


‘뭐라도 된다 열심히 노력하면.‘


때론 입술까지 앙다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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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으로 지아가 내가 서울로 가는 걸 눈치챈 듯했다. 저녁시간이 되고 채비를 하자 그렇지 않은데 유난히 내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문 앞에서 한창 엄마와 나가려고 실랑이를 하던 그녀는 날 보며 콧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그리곤 그런 그녈 보고 웃는 우리 모습이 재미난 지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래. 그렇게 웃으며 아빠 배웅해 줘서 고마워. 다음 주에도 행복한 시간 보내자.‘


젠장, 이번 주는 아닐 줄 알았는데, 또 눈물이다. 단단한 아빠가 되기는 틀렸나 보다.


벌써 보고싶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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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