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의 연속
심리상담에 대한 배경 지식이 거의 없는 친구는
이번 주말 동안 집단상담을 운영한다는 이야기에 이렇게 답했다.
”요즘 흉흉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가 ‘집단’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까 범죄 같다. “
친구가 농담으로 건넨 것 같아 별다른 대꾸(?)를 하진 않았지만, 집단 상담 속에서는 범죄만큼이나 심각한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이번 주말 간 진행한 집단은 심리학 공부를 하고 있는 분들로 채워졌다. 참여자들의 평균연령은 50대 중반쯤이었다.
삶에서 한 번도 집단상담을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이었기에 행여나 집단 상담 과정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그것 또한 집단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최소한의 설명과 함께 1박 2일이 진행되었다.
삶에서 자신이 겪은 경험을 풀어내는 관점과 그것에 답하는 집단원의 관점 모두 다양했다. 얼핏 보면 삶에서 누구에게 좀처럼 말하지 못할 이야기를 구구절절 풀어내고 마는 그저 고해성사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었지만, 각자들은 최선을 다해 타인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때론 이렇게 느껴졌다.
‘다들 입 밖에 꺼내기 힘든 일을 이야기하며 진정으로 마주하길 노력하고 있구나.’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그리고 펜션의 퇴실 시간이 다되어 가는 줄 모르고 진행되었던 집단 상담이 끝나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한 분의 소감은 다음과 같았다.
‘직접 해보지 않고, 머릿속으로 계산한 값, 그것 이상을 집단상담 안에서 경험하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1박 2일은 대단한 경험이었다. 달랐다. 내가 계산한 것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내 마음을 채웠다.‘
매번 내담자와 씨름하기도 하고, 때론 나와 씨름하는 내용이었다.
사람은 아픔을 싫어하고, 난관이 예상되는 일에는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때론 그게 내 삶의 경험을 제한시켜 힘든 마음을 일으킨다.
귀찮을지도 모르는 그리고 정말하기 싫을 수도 있는 경험을 기꺼이 시도한 용기에 멋지다는 표현과 수고하셨음을 전했다.
집중하느라 피곤하기도 하지만, 서울로 올라가는 이 길이 행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이런 경험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