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슥슥 Apr 28. 2024

내게 요구할 때

달라붙는 긴장과 부담감


회사는 종종 표정을 바꾼다.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이 과거와 달라지면, 과거엔 쓸모 있던 내 모습이 더 이상 쓸모 없어진다. 내 능력에 미소 짓던 회사의 표정에서 더 이상 미소를 찾기 어려울까 걱정되는 요즘이다.


물론 각오했던 일이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도전하며 얻을 수 있는 삶의 경험치라 나를 다독인다.


지난주 회사가 미래의 방향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대표와 면담을 했다. 대표는 말했다.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서는 OO님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


안심되는 말이었다. 최근 동료 2명이 권고사직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내 생존을 걱정하던 차에 들려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의 다음말은 다른 마음이 고개를 들게 했다.


“스타트 업에서 변화는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사람들이 나가면서 OO님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커졌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돕겠습니다.”


‘내 역할이 더 커지겠구나.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회사에 더 큰 비중을 지니겠구나… 긴장된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부담된다.‘


‘그래도 내 역할을 명시해 주었으니 그 부분을 잘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 해보자. 근데… 요구한 부분만이 아니라 그 이상을 해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회사가 시장에서 성공할지는 알기 힘들다. 다만 일당 백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신념이 생겼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완전 열심히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면담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는 점점 무거워져 간다. 무거운 어깨가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깨가 가벼워지면 내 지갑도 곧 가벼워질 것 같다. 사직당한 2명의 동료들과 같은 처지에 놓일까 두렵다. 한껏 무거워진 어깨를 즐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전 20화 짧은 휴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