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인사 말씀
2021.12.30 날 정년사
코로나로 인해
직원정년식이 본부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후배들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제일 아쉬웠었다.
집 컴퓨터 정리를 하다가
그날 정년식에서 인사말에 쓰였던
오래전 파일을 찾았다.
올려본다.
오늘이 왔네요.
제법 긴 시간이었습니다.
서울대에서 살아온 날이 31년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참 많은 추억이 생긴...
세월이었습니다.
제겐 아내와 두 딸과 사위가 있습니다.
요즈음 들어 제가
서울대에 진 빚이 너무 많다는 얘기를 하면
가족들은 오히려 제가 학교에 있으면서
병치레한 것이 많으니
산업재해 아니냐라고 얘기를 합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31년 중 병치리례한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20년이 더 행복했으니
그것으로 퉁 치고 나가려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좀 있습니다.
어제저녁에 잠을 자려고 세수를 하고
수건을 집어든 순간,
다시 한번
아~~~ 이것도 빚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집어든 수건에는
서울대학교 ㅇㅇㅇ기념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에 서울대 물건이 집안 곳곳에 있으니..
저는 역시 아직 빚을 다 갚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 빚 갚는 방법을
지금부터 연구해 보려고 합니다.
대학은 늘 연구하는 곳이니까요..
전 다만 연구만 하겠다는 겁니다...
실행은 다음 차원이지요..
아마도 연구와 실행의 갭을 메꾸는 작업이
우리 대학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 직원 선생님들에게 남겨진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 이 숙제를 후배 선생님들께 남깁니다.
저는 행정직원입니다..
연구보다는 실행이 우선인 사람이지요..
혹시라도 다른 손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달려오겠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혹시라도 제가 천당에 가게 된다면
그곳으로 끌려가는(?) 제자신이...
조금은 덜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제가 서울대 사람으로서 살았다는 감사와 기쁨으로
오늘 이자리애 설 수 있도록...
이 생애의 한순간을 함께 해주신
서울대 가족분 모든 분들에게~~
가슴속 깊은 고마움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저와 제 가족이
이 땅에서 이렇게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해 주신
우리 서울대학교 총장님과 선배님 후배님들께
오늘 퇴직자를 감히 대표하여...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한 시간은
제 생애 최고의...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아내와 두 딸과 사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시지 못한 어머님께..
이만 서울대에서 물러나...
당신들 곁으로
한걸음 다가감을 신고합니다.
.
감사합니다.
2021.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