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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진욱 Dec 19. 2020

1. 문화답사의 중요성

– 다이돌핀의 삶 -

 1. 문화답사의 중요성

  다이돌핀의 삶


 현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 건강, 장수, 즉 건강하게 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엔도르핀이 펑펑 솟아나게 하는 것이다. 

 엔도르핀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해소시켜주는 모르핀의 200배의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하니, 웃음, 운동 등으로 엔도르핀이 끝없이 샘솟는 삶을 살아간다면 어떤 보약보다도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이 엔돌핀의 4,000배의 효과를 지닌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생성된다고 한다. 이 호르몬이 끝없이 분출된다면 우리 몸은 그야말로 어떤 질병이나 스트레스도 견뎌내고 우리가 꿈꾸는 무병장수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호르몬의 이름은 다이돌핀(didorphin), 감동호르몬이다. 

 음악, 미술, 문학 등 아름다운 예술을 가슴 뭉클하게 감상할 때, 여행을 통하여 기가 막힌 풍경 즉 자연의 위대함에 압도되었을 때,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리를 발견하거나 깨달았을 때, 진정하고 환상적인 사랑에 빠졌을 때, 그리고 자기가 간절히 원하던 엄청난 목표를 달성했을 때, 우리 몸에서 분출된다고 한다. 결론은 간단하다. 이런 경험을 늘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을 실제로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팔다리는 노쇠하여 점차 힘을 잃어가고 각박한 세파에 찌들어 감정은 고목껍질처럼 메말라 굳는 노년에 들면, 어찌 쉽게 환상적인 사랑에 빠지고 엄청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 여러 가지 요소 즉 예술, 여행, 진리의 발견과 깨달음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어 젊은 시절 뿐 아니라 노년에 들어서도 우리의 삶에 다이돌핀을 샘솟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문화답사다. 답사는 여행을 통하여 예술을 접하고 새로운 진리와 깨달음을 얻는 엄청난 감동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답사는 젊은이보다 삶의 경험과 경륜이 성숙한 노년들에게 더 유리하고 적합하다. 불국사의 석가탑을 제대로 볼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경륜이 있어야 할까? 

 우리는 어린 시절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통하여 누구나 한번쯤 불국사를 구경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 석가탑 다보탑의 아름다움을 정말 제대로 느낀 학생이 몇이나 될까?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잰걸음으로 달려가 ‘야! 이것이 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석가탑이다.’ 하면서  까르륵거리며 끼리끼리 모여 사진 찍기에 바빴던 기억밖에 없다. 

 나는 40대 후반이 되어서야 진정으로 석가탑의 완벽한 정형미와 첨성대의 유려한 허리 라인에 감동할 수 있었다. 

 지금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함께 답사를 해 보면 차이가 많다. 

 역사나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은 좀 다르지만 대부분의  20대 30대 젊은 층은 문화재 보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음식에 관심이 더 많다. 호두과자는 어디가 맛있고, 어느 휴게소에서는 꼭 소떡소떡을 사 먹어야 하고. 어느 숙소와 식당이 요즘 핫 하고...또한 한밤 술 문화를 즐겨 이동할 때 차에서는 주로 자고 문화재를 대하면 감동 있는 감상보다 핸드폰 각도 잡기에 집중한다. 

 그러나 50대 60대 연륜을 가진 사람들은 해설이 없어도 어느 정도 문화재를 감상할 줄 안다. 그리고 역사와 예술에 대한 지식을 특별히 가지지 않았어도 그 문화재가 지닌 아름다움과 분위기에 쉽게 집중하고 감동한다. 왜냐하면 문화는 삶 속에서 저절로 체득되는 것이고 문화재는 그 체득된 삶이 형상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 날 그렇게 무시했던 트롯이 나이 들면 부르기 좋고 그렇게 지루했던 민요가 애절하고도 흥겹게 다가오듯이 문화답사는 젊은이보다 장년이나 노년들에게 적합한 장르다. 

 외국의 문화재가 아무리 크고 화려해도 우리나라 사람이 그것을 보고 진정한 감동을 받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문화는 책으로 읽고 배워서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녹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일강의 역사도 모르며 어찌 스핑크스를 제대로 감상하고, 기독교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최후의 만찬’에 가슴 시린 감동을 느낄 것이며, 곱슬머리 비너스 상이나, 눈썹 없는 모나리자에 흥분할 수 있단 말인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려면 문화답사를 즐기고 문화답사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것이 다이돌핀이 솟는 삶이다. 많이 보다 보면 저절로 좋아지고, 좋아하다 보면 저절로 눈이 트인다. 특히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가진 노년들은 문화도 역사도 모르는 낮선 나라 여행에 너무 광분하지 말고... 배우지 않아도 체득되고 애쓰지 않아도 느껴지는 우리의 문화재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 늘 다이돌핀이 샘솟는 감동의 삶을 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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