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나 말입니다
반대로 묻고 싶다. 철학과를 왜 나와야 하나요? 철학이 대학의 전유물인가요?
철학은 책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공장 노동자도, 환경미화원도, 백수도 할 수 있다. 책도 과거처럼 구하기 힘든 시대가 아니다. 결국 필요한 건 돈과 시간이다. 책을 살 돈, 읽을 시간. 책 살 돈이 없다면 재정적으로 불가능하겠다. 읽을 시간이 없다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겠다. 이 두 경우가 아니라면 철학을 못할 이유가 뭐가 있으랴?
철학과에서 정론을 배워야 한다? 철학은 애초에 정론을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세계를 오해하는 갖가지 방법들을 배우는 학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에 반한다. 데카르트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반한다. 스피노자는 ......
(가다머는 오독이 필연이라고 말했다. 들뢰즈는 철학이 개념의 발명이랬다. 철학은 종교가 아니다. 각각 무한한 다면체의 일면들.)
맞다. 나는 철학을 직업으로 삼을 만큼 부유하진 못했다. 부모님의 노동력으로 기생할 배포도 없었다. 내 밥값은 내가 벌어야 했으니, 직업을 가졌다. 어떤 직업을 가질까 하다가 교육행정직 공무원을 택했다. 월급은 짜지만 퇴근은 빠르다. 4시 반이면 퇴근 가능. (아직 업무적응기라 야근이 많긴 하다.)
그렇다고 대학에서 철학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나도 돈이 많았으면 했겠지. 근데 없는 걸 어떡해요... ㅎ (내가 엄청난 천재였으면 달랐을 수도 있겠다. 아니라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