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육아법
딸 아이와 한 시간 째 대치 중입니다.
무슨 일이냐고요?
아이가 체 해서 괴로운지
자진해서 손 따줄 수 있느냐고 묻길래
얼마나 괴로우면 손 따달라 먼저 청할까?
"그래, 어디 함 보자."
사혈침을 찾아 다가 앉으니
무서워 죽겠데요.
손을 줬다가 빼고
또 다시 줬다가 빼고 반복하더니
울음을 터트립니다.
곁에 있던 동생이
"누나 책 보고 있어. 무섭지 않게."
누나를 위해 책을 펼쳐 듭니다.
저는 자연치유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병원을 가긴 갑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어떤 병인지 확인 하러 병원에 갑니다.
원인을 알고 나면 대처할 방법이 생기지요.
간 밤에 아이가 계속 뒤척이며 잠못 이루고 있더라구요.
꼴깍 침 삼키는 소리, 한 숨 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립니다.
"요미야, 무슨 일이니? 어디 불편해?"
"응, 엄마 속이 안 좋아."
"물 좀 줄까?"
아이에게 물 한 잔과
한의원에서 조제해 온 천연 소화제를 한 수저 떠 먹입니다.
다시 아이를 눕혔지만
몇 분 안가서 아이는
화장실로 뛰쳐 갑니다.
점심에 먹었던 초밥이
문제였나 봅니다.
한껏 게워 낸 아이는
이제야 편안해진 표정으로 잠이 듭니다.
체 끼로 차가워진 손과 발을 주물러 줍니다.
양말을 신기고
한살림 이팥 핫팩을 데워
아이의 배 위에 올립니다.
우리 집에서 체 했을 때
하는 조치입니다.
간혹 매실액을 미지근 하게 타서 먹이기도 하지요.
체끼가 넘 심해지면 손을 따기도 하구요.
한 동안 사혈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아이가 먼저 손을 따달라 하는 것을 보니
속이 많이 불편한긴 하나봅니다.
그런데 막상 준비 태세를 갖추고 사혈기를 들이댈 때마다 소리를 지르네요.
"엄마 사워하고 올께, 마음의 준비가 되면 그때 다시 해보자."
아이에게 시간을 줘 봅니다.
샤워를 끝내고 나온 저는 아이에게 묻습니다.
"어찌 하기로 했어? 손 딸 거야? 아님 그냥 안 따고 참을래?"
"모르겠어. 손은 따고 싶은데, 무서워. 내가 왜 이런지 나도 모르겠어."
"너가 생각하는 것 만큼 아프지 않아. 예전에 해봤던 거 기억 안나?
속이 불편해 괴로운 것 보다 잠깐 1초만 참으면 지금 보다 훨씬 편안해 질거야.
잠깐의 용기도 내어 볼 수 없겠어?"
아이를 설득해 봅니다.
이 말이 아이에게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엄마, 나 결정 했어.
용기 내 볼래. 손 따줘."
아이는 드디어 손을 내 줍니다.
"그래, 잘 생각했어, 아주 잠깐이면 돼."
"딸깍!" 1초의 눈 깜짝할 사이에
사혈 완료입니다.
"어때? 생각 한 것 보다 더 아팠어? 아님 그 보다 덜 아팠어?"
"생각보다 많이 안 아팠어."
"그치? 막상 해보니 상상했던 것 만큼 아프고 무섭지 않았지?"
" 참 잘 했어. 용기 내 줘서 고마워."
"엄마 나머지 한 손도 따 줄 수 있어?"
아이는 다른 쪽 손도 내어 줍니다.
"딸깍!"
끝났다.
아이의 손에선 검 붉은 피가 나왔습니다.
작고 고사리 손에 피어난 장미 꽃 같네요.
아이 속이 빨리 편안해 지길.오늘 밤은 꿀잠 자기를 바래 봅니다.
아이가 오늘의 일을
언젠가 용기가 필요한 그 순간에
꺼내 볼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직접 부딪혀 보지 않고는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상상 속 고통이 너무 크게 느껴져
감히 시도 해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됩니다.
용기를 내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두려움은 허상일 뿐이라는 것을요.
잠깐 불편함을 견딜 수 있는 용기가
더 큰 고통을 줄일수 있다는 것도
해 본 사람만 알겠지요.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작은 용기라는 것을 아이가 기억해 주었음 합니다.
용기 내 주어 고마워 !
잘 자렴 우리 딸!
붉은 색 표시한 지점을 따 줍니다.
엄지 손가락
양 손 모두 따주면 더 좋습니다.
혹는 손 바닥을 펼쳐
손 끝을 하나씩 따 줍니다.
모든 손가락 10개를 다 따 주면 효과가 더 좋아요.
저는 이번엔 엄지 두 곳만 사혈했어요.
사혈기 한개 장만 해 두시면
꽤 쓸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