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팁 4화
별 것도 아니면서 투고 팁이라고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쓰는 팁이란 게 정답이 아니고 구론산바몬드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출간에 목마른 분들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어쨌든 출간을 하게 되었으니 네가 하는 말은 정답에 가까울 수 있다."
제 글을 읽는 편집자나 출판사 관계자가 있다면 이 분들은 또 이렇게 말하겠지요. "구론산바몬드, 이 시키! 120번 투고해서 겨우 한 번 당첨된 주제에 건방을 떨고 있구나. 괘씸한 놈! 우리 출판인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이놈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냥 씁니다. 오늘은 저자의 이름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당근 실명을 쓰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의외로 필명을 쓰는 저자가 많더라구요. 그것도 아주 개성을 담은... 우리는 어차피 무명이니까 실명을 쓴다고 판매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잖아요. 주변 사람들한테 자랑하긴 좋겠지만. 무명인의 이름보다는 특이한 필명이 더 눈에 띄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필명이든 실명이든 출간을 목표로 브런치스토리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분들은 애초 이름을 확실히 정하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된장국'이라는 필명으로 오랫동안 글을 쓰다가 막상 출간할 때 홍길동이라는 본명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문제 될 건 없습니다만 그동안 내 글을 사랑해 준 구독자나 방문객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습니다. 된장국으로 발간된 책을 우연히 보게 된다면, "아, 이놈, 내가 브런치스토리에서 제법 라이킷 눌러줬던 놈인데 드디어 책을 냈구나." 이러지 않을까요.
저는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구론산바몬드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평소 즐겨 마시던 음료이고, 또 기운을 주는 강장제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했었습니다. 필명으로 계속 글을 썼고, 필명으로 투고도 했는데요, 막상 출간을 목전에 두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구론산바몬드가 해태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인 관계로 상표권이랄까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생겼습니다.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원본 상품과 동종의 제품을 생산해 파는 것이 아니면 꼭 상표권 침해라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동의를 구하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해태(주)에 문의를 하였고, 해태 측에서는 약 10일간의 법리적 검토를 거쳐 사용 허가를 해주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와 인스타그램을 합해 1,500명이 넘는 구독자를 생각할 때 정말 다행스럽고 고맙더라구요. 앞으로 해태껌 많이 씹으려구요. (구론산바몬드 허락 안 해주면 유쾌, 상쾌, 통쾌한 변비약 '메이킨'으로 하려 했습니다. 내 변비의 구세주니까요.)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에 다른 내용으로 끄적여 보겠습니다. 구론산바몬드의 신작 에세이 <공부 못했던 그 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가 드디어 내일 12월 6일 정오를 전후해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 판매를 시작합니다. 많이 읽어 주시고, 많이 입소문도 내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