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이취 Oct 31. 2020

나를 찾아가는 22가지 질문

인사이트 리포트를 읽고

 내가 브런치에서 발행한 책의 인사이트 리포트를 보았다.  내 또래 30대 여성이 가장 책을 많이 읽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가장 많이 읽은 연령 1위는 30대 여성이 아닌 50대 여성이었다. 2위는 60대 여성이었다. 왜 그럴까. 책의 이름 때문인 것 같다. 시대적 흐름 속에 가족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고 굳게 믿고 전혀 의심치 않고 살았던 분들이 지금 50-60대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십 년 사시다가 이제 가족에 대한 의무에서 조금 가벼워졌을 그분들이 딸이나 며느리 뻘인 내 글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궁금하다. 하지만 '자신 삶에 대한 결정권은 본인에게 있다'는 건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유효하다. 



 시작은 자신이어야 한다. 감정과 욕망에 귀를 기울여 내 삶의 방향은 내가 정해야 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내게 주어지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만으로도 버겁다. 회사에서 대리로, 엄마로, 아빠로, 며느리로 쌓여있는 업무부터 육아, 가정 대소사 챙기기까지 해야 할 것들이 쏟아진다. 또래 30,40대들의 흔한 풍경이다. 일상이 의무들로 가득 차며 점점 내 안의 소리를 듣지 않게 된다. 다른 사람의 고민은 잘 들어주지만, 내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무시한다. 점점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오래토록 그렇게 가족의 강요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고 살았던 50-60대 여성들은 사고패턴 자체가 남의 이목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여성에게 가해지는 숱한 비난을 들으며 욕망을 숨기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데 남들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걸 스스로 하지 못하니 당연히 점점 불만이 쌓인다. 그런 불만은 종종 같은 여성이지만 본인보다 어린 자신의 딸 혹은 며느리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자신의 삶과 그들의 삶을 비교하며 본인이 가진 잣대를 그들에게 들이대는 것이다.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혹은 "요즘 며느리는 참 편해.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보면 딸과 며느리는 그런 삶과는 관계가 없다. 희생을 강요한 건 그분들의 윗 세대 사람들이다. '내가 그렇게 살았으니 너도 그래야지'식의 말은 그들을 어린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뿐이다.


 고생 많이 한 당신, 자신이 원하는 걸 곰곰이 들여다보고 해나가자.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 잊혔던 것들은 내게 하는 질문을 통해 다시 기억할 수 있다. 그간 변한 나를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은 매우 소중하다.



 스스로 자신이 갖고 있는 가족에 대한 생각 및 기대 그리고 자신이 본인에게 원하는 삶의 방향을 확인해볼 수 있는 문장 완성검사 문항을 추리고 만들어 보았다. 가족들과 함께 한다면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제한은 없으나 바로 든 생각으로 빈칸을 채워야 한다. 총 22문항으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는 문항에 대한 설명이다. 결혼 전 원래 가족에 관한 문항이 7,8,18,19번이며, 가족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 역할과 관련된 문항이 4,13,14,16이다. 그리고 현재 지금 가족 구성원과 관련된 문항은 1,2,5,6,9,10,11,17,20이고 마지막으로 나 자신이 원하는 바에 대한 문항이 3,12,15,21,22번이다.  하지만 다양한 가족 형태에 따라 속하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함이니 어디에 속하는지는 그리 중요치않다.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해 본인이 가진 생각을 확인하고 가족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를 파악한다. 그리고 현재 가족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파악한다.  문항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과 관련된 문항이다. 다른 것보다 그것들에 중점을 두고 결과를 확인하면 좋겠다.



  비슷한 입장에 있는 아이를 키우는 기혼 여성들에게 마음이 자꾸 쓰인. 자기가 하던 커리어를 다 접고, 아이를 열심히 키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뭐라도 해서 돈을 벌겠다는 언니가 있고, 자녀 상담을 할 때 자신의 생각을 '엄마들은 다 그렇죠~'라며 표현하시는 어머님들을 학부모로 만난다. 그리고 애 셋을 키우며 열심히 일하며 자신을 위해 돈, 시간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엄마가 있다. 아이를 잘 키우려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속상하다.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당연스레 엄마면 누구든지 다 하는 일로 치부될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욕망, 감정을 알아차리고 스스로의 삶을 살자. 분명 서로 윈윈하며 공존할 수 있다. 엄마의 희생이 가족의 전제 조건이 되지 않는 사회 시스템과 가정 내 역할분배를 국가와 다른 가족구성원에 요구해야한다. 스스로 본인을 포기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며 살 수 있다.



 더 이상 내 행복을 가족을 포함한 남에게 맡기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바에 집중하며 살자. 각자가 자신의 행복을 책임지고 산다면, 자신의 몫을 열심히 살아가는 서로를 존중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와 함께 나로 살아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