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쓸신팝 Mar 07. 2024

[로이킴] 다시 찾아온 봄

Mnet 노래방 서바이벌 <VS(브이에스)>에서 많은 호평을 받은 ‘봄이 와도’가 원곡자 버전으로 돌아왔다. 3월 4일 싱글 ‘봄이 와도’로 따뜻한 메시지를 가져온 로이킴.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지나 30대에 접어든 베테랑 가수 로이킴, 그가 걸어온 길을 알아보고자 한다.


20살 먹은 김상우에서 국보 가수까지
출처 : Mnet

오디션 프로그램이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고 있던 2012년, 그 시작을 알렸던 <슈퍼스타K>가 돌아왔다.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최고의 시즌에 등극한 <슈퍼스타K3>에 이어 시작부터 주목받던 시즌4에서 로이킴은 소위 ‘엄친아’로 이목을 끄는 참가자였다. 특유의 음색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매 회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의 물음표를 점차 지워나간 로이킴은 결승에서 상대인 딕펑스와의 접전 끝에 우승을 거머쥔다.


극적인 승리와 함께 당당히 아티스트로 인정받은 로이킴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2012년 12월 <슈퍼스타K> 종영 후 정식 데뷔전 발매된 디지털 싱글 [봄봄봄]을 통해 커리어의 시작을 알렸다. 아직은 아마추어에 불과한 갓 스물을 넘긴 신인 가수가 첫 앨범부터 자작곡 중심으로 가는 배포를 보이는 것에 기대 반 걱정 반이던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젊은 가수로서는 드문 컨트리풍 음악으로 데뷔하는 우직함은 로이킴의 매력을 확실히 보여주었고 ‘봄봄봄’은 싸이, 조용필이라는 기라성 같은 대선배들을 뚫고 차트 1위를 달성했다. 한국갤럽 선정 <‘봄’하면 생각나는 노래> 4위, <2013년을 빛낸 가요> 7위에 선정되는 등 봄의 황태자의 탄생을 알리는 화려한 서막의 시작이었다.


이후 발매한 정규앨범 1집 [Love Love Love], 2집 [Home], 3집 [북두칠성]으로 연이은 성공을 거두며 신세대 남성 발라더의 탄생을 알린 로이킴. 이에 힘입어 이전 세대 고막남친들을 이어서 OST마저 점령하며 본인의 색을 정립했다. 싱글 앨범으로 발매한 곡들 또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오디션 이후 혜성같이 등장했던 봄의 황태자는 꽃길만 걸을 것으로 보였다.


다행히도 지금은 오해가 풀리며 정리되었지만 2019년 일어난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는 그의 음악 인생을 말 그대로 ‘끝낼 뻔’했다. 결론적으로 관계없음이 밝혀지며 억울함을 풀었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해와 미움을 사며 심적 고통을 받은 로이킴이었다. 싱글 [살아가는 거야] 발매 이후 해병대에 입대, 전역 이후 정규앨범을 통한 컴백을 시작으로 다시금 가수 활동을 이어가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했고 어느덧 다시 한국을 대표하는 감성 발라더로 자리 잡았다.


듣기에는 쉬운데 막상 부르려면 어려운
출처 : 로이킴 인스타그램

음색이 먼저 떠오르는 가수 로이킴은 주 장르와 초창기 대표곡들의 이미지 때문에 가창력과는 거리가 있는 스타일로 흔히들 인식한다. 비슷한 시기 활동한 남성 솔로 가수들, 특히 <슈퍼스타K> 이전 시즌들의 우승자 허각, 울랄라세션 등이 압도적이고 폭발적인 가창력과 높은 음역대로 강한 임팩트들을 남기다보니 대비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로이킴은 결코 가창력이 부족한 가수가 아니다.


그의 독보적인 무기는 타고난 음색과 목소리 톤을 유지하는 것이다. 고음역대에서는 일반적으로 톤이 가볍고 날카로워지는데 로이킴은 자신의 묵직한 톤을 음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유지하는 발성을 보인다. 저음역대에서 편하게 부르는 듯한 감미로운 목소리가 고음역대에서도 유지되니 듣는 사람들은 그 음역대를 상대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20살이던 슈퍼스타K 출연 시절부터 나이대를 뛰어넘는 풍부한 감성의 표현을 보여준 것을 볼 때 결코 실력으로 저평가될 가수가 아니다.


매 순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놀라운 부분 중 하나이다. 슈퍼스타K 경연 당시 매 무대 새로운 모습들에 도전하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고 데뷔 이후 선보인 앨범들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능력도 증명했다. 2016년 복면가왕에서 가왕 2차 방어전까지 성공하며 보인 무대들에서는 상당한 가창력을 보이며 자신이 단순한 중저음 포크 발라더가 아님을 선보였다. 2022년 발매한 4집 [그리고]부터는 본인의 곡에서도 음역대가 상당히 넓어지면서 고음에 약하다는 시선을 지워버렸고 라이브에서도 언제나 좋은 모습을 보이며 부족함을 찾아보기 힘든 베테랑 가수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로이킴의 모습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복면가왕에서 선보인 ‘그리움만 쌓이네’ 혹은 ‘제발’ 무대를 꼭 추천한다.


30세의 로이킴에게 다시 찾아올 봄
출처 : 로이킴 프로필

갓 스물에 본인의 음악을 뚝심 있게 보여주던 엄친아 김상우는 데뷔 이후 음악 인생에서 사계절을 다 겪으며 성장했고, 서른 살의 로이킴이 되었다. 초창기에 맞았던 봄은 그의 목소리처럼 따뜻했고 선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한 그의 봄은 끝나지 않을 줄 알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간 맞았던 겨울은 너무도 차갑고 혹독했다. 그 겨울을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과 팬들을 생각하며 묵묵히 견뎌낸 그는 더욱 단단해졌고 깊은 울림을 전하는 가수가 되었다.


팬들에게 사랑을 아끼지 않고 조용히 꾸준하게 기부도 하는 로이킴은 신곡 ‘봄이 와도’에서 이런 말을 전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다시 주어지는 사계절이 반복될수록, 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바라보게 되는 건 분명 우리는 멋지게 무르익고 있다는 것일 거예요.” 멋지게 무르익은 로이킴의 음악으로 다시 찾아온 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Written by. R

매거진의 이전글 [엔시티 태용] 다채로운 음악을 TAP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