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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신팝 Apr 11. 2024

[엔시티 드림] 꿈을 탈출하다, 엔시티 드림

엔시티 드림 신곡 | 스무디 | NCT DREAM | 드림이스케이프

청량 맛집 엔시티 드림이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장난스러운 분위기보다 진중한 모습에 초점을 맞추며 엔시티 드림만의 방식으로 ‘청춘’이라는 키워드에 공감했다. 공감에 정답은 없다. 청량이라는 무드로만 청춘을 감당하지 않았다. 앞서 발매한 앨범들에 비해 [DREAM( )SCAPE]는 어두운 분위기에 저음으로 구성된 곡들이 대부분이다. 곡의 분위기와 걸맞게 컨셉 필름과 포토 역시 멤버들이 한층 가라앉은 눈빛과 표정을 하고 있다.

엔시티 드림 [DREAM()SCAPE] 개인 티져

프로모션으로 진행한 ‘( )SCAPE Film’은 붉은 색과 서늘한 분위기의 컨셉은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번 컨셉 이미지와 영상에서는 ‘붉은 실’을 형상화한 것들이 자주 등장한다. 폰트 디자인이나 타임테이블 이미지에 나온 나비의 테두리, 결정적으로 마지막 필름에 대놓고 등장하기도한다. 붉은 실은 9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한 일곱 멤버들은 서로의 운명이며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을 내포한다. 그들이 지금까지 뭉쳐온 단단함이 느껴지며 이번 앨범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프로모션 타임테이블 이미지, 엔시티 드림 '()SCAPE FILM' CHAPTER 1, CHAPTER 5 캡쳐 

타이틀 곡 ‘Smoothie’는 성숙해진 모습과 동시에 여유 또한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멤버들의 보컬을 잘 활용한 곡이다. 특히 저음역대의 베이스 라인 위에 래퍼 멤버들의 저음이 꽤 매력적이다. 저음역대의 랩과 고음역대의 보컬의 티키타카는 곡의 농도를 적당히 맞췄다. 낮은 음역대에서 진행되는 벌스에 무게감을 실어주며 성숙함을 드러냈고, 보컬 멤버들이 차곡차곡 쌓은 화음은 한층 풍부하고 공간감있게 만든다. 또한 드라마틱한 변주가 주는 다채로움은 “하늘 아래 같은 블랙은 없다.”라는 말이 떠오르게 한다. 시리도록 푸른 빛이 도는 검은색이었다가 짙은 칠흙 어둠같은 검은색이기도 한다. 이 검은색에서 앞서 말한 단단함도 엿볼 수 있다. 달콤함은 기대한 적 없는 주변 시선을 갈아 넣은 스무디의 맛, 삼켜버린다는 가사로 그들의 이유있는 자신감과 여유까지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디톡스는 안될 것 같은 스무디이다.


엔시티 드림 [DREAM()SCAPE] 단체 티져

이런 맛의 스무디를 감내한 그들의 담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수록곡은 컨셉 필름의 스토리와 연결되며, 정해진 행동만 취하는 환경 속 개인의 자아를 펼쳐내는 엔시티 드림이 탈출을 하는 장면과 어우러진다. 첫번째 트랙 ‘icantfeelanything’에서는 저지클럽 리듬을 사용해 몽환적인 분위기 속 꿈 속을 깨어낼 듯 속도를 낸다. 숨가쁘게 뛰어 억압된 환경에서 벗어남을 세번째 트랙 ‘BOX’에 담았다. 반복적인 단어와 중독성있는 멜로디가 인상깊은 ‘Carat Cake’는 욕망과 유혹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를 이겨내는 엔시티 드림의 담력을 시험한다. 이 담력 시험을 이겨내고 나면 따뜻한 위로가 기다리고 있다. ‘UNKNOWN’과 ‘숨(Breathing)’은 잔잔한 멤버들의 보컬이 안정감을 주며, ‘꿈’이라는 미지의 공간에 또 한 번 더 발을 딛을 수 있게 묵묵히 응원해준다. 가사보다 사운드에 집중이 된 첫번째 트랙 ‘icantfeelanything’을 시작으로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함을 쌓고 부드럽게 토닥여주기까지 이어지는 이 6곡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품고 있다. 가볍게 들을 때는 “어둡다”라고 표현되겠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을 곱씹으며 들으면 오히려 온기가 느껴질 것이다.


 엔시티 드림 [DREAM()SCAPE] 개인 티져

이번 앨범의 제목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DREAMESCAPE”와 “DREAMSCAPE”. “E”라는 알파벳 하나로 둘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꿈을 탈출하는 것과 꿈같은 풍경. 컨셉 필름에서 보여주었듯이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하는 소름끼치도록 일정한 풍경은 보통 꿈으로 묘사가 된다. 그 장면 속에서 엔시티 드림 멤버들은 같은 행동을 거부하고 깨뜨리고 달려나가며 꿈을 탈출한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새는 훨훨 날 수 있는 것처럼 꿈을 깨고 나온 엔시티 드림 멤버들은 한층 더 성숙하고 짙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이들의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에는 성숙함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는 각오,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담겨져 있다. “우정 중독” 그룹답게 어쩌면 그들의 연결을 단단히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처럼 꿈을 향해 달려가는 또는 그렇지 않는 이들에게 성장통을 겪는 “청춘”이라는 단어에 공감과 위로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


 ‘꿈’이라는 단어는 무한한 공간같다. 사실 이번 앨범에서는 꿈을 깨고 나온 엔시티 드림을 보여주었지만, 이들은 지금까지 꿈을 부풀리고 행복하게 표현해왔다. 무한한 공간인 “꿈”에서 따온 이름인 엔시티 드림도 그런 무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written by.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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