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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신팝 Apr 04. 2024

[유다빈밴드] 따뜻하고 희망찬 울림

여러 밴드가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 있는 현재, 혜성처럼 등장해 가뭄 같던 ‘여 보컬 밴드’의 계보에 당당히 이름을 써 내려가는 이들이 있다. 호원대 동문으로 이루어진 ‘유다빈 밴드 아니고 유다빈밴드‘가 그 주인공. 매 행보마다 성공적인 모습들을 보이며 대학 축제까지 섭렵한 이들의 매력을 알아보고자 한다.


소프트 록과 한국 스타일 발라드 (feat. letter)

https://www.youtube.com/watch?v=eK73-r9wPfE

유다빈밴드 - LETTER | Live at Grand Mint Festival

2023년 10월 그래미가 선정한 ’당신이 들어야 할 한국 록 아티스트 10‘에서 유다빈밴드 또한 이름을 올렸다. “소프트 록과 한국형 발라드를 좋아한다면 유다빈밴드를 꼭 들어볼 것”이라는 코멘트로 소개된 이들의 음악에는 어딘가 익숙한 감성이 묻어있다. 실험적인 사운드로 장르를 개척하거나 트렌디한 색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다른 인디 아티스트들의 음악에 비해 친숙한 한국 스타일 발라드를 소프트 록으로 들려준다.


아는 맛이 무섭다 (feat. 백일몽)

https://www.youtube.com/watch?v=RtHguD_tGKk

유다빈밴드 - 백일몽 |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2R Full ver.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이 음악에 적용되면 유다빈밴드에게 빠져드는 우리의 모습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듣는 순간 전율을 느끼게 하는 새로움은 아니지만 듣다 보면 어디서 터뜨릴지, 어디서 머리를 흔들어야 할지 알 것 같은 익숙함이 자연스레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이를 ’뻔하고 지루하다‘라고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 한국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좋은 감성을 소프트 록 밴드 스타일로 소화하며 그들만의 뚜렷한 색도 가지고 있다.


명창 다람쥐 (feat. 좋지 아니한가)

https://www.youtube.com/watch?v=b8ezAbI4H-M

유다빈밴드 - 좋지 아니한가 |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FINAL ROUN Full ver.

이들의 익숙한 맛이 무서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맛있기 때문‘. 그 맛의 핵심을 담당하는 유다빈의 별명은 ’명창 다람쥐‘이다. 그녀가 노래하는 영상을 잠시만 봐도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알 수 있다. 크지 않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곧고 맑은 소리를 표현할 단어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명창‘이다. 화려한 연주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고 관객들을 사로잡는 그녀는 귀여운 외모에 속아 방심했다가 크게 당할 수 있는 ’타짜‘다.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 선보인 ’좋지 아니한가‘ 무대에서 그 진수를 맛 볼 수 있으니 추천한다. 경연 방송 영상과 음원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목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 같지만 그럼에도 파워풀한 보컬을 느끼기엔 손색 없다.


배운 티가 나는 놈들 (feat. 항해)

https://www.youtube.com/watch?v=Z9XC0r4NwsY

유다빈밴드 - 항해 | Live at 유다빈밴드 콘서트 'CLOVER'

배운 놈들은 다르다고 하던가. 세션 멤버들의 연주는 호원대의 위엄을 보여주듯 ’장난 없다‘. 익숙한 한국형 발라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차별점을 둘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뻔하지 않게 곡을 구성하는 세션들의 빈틈없는 연주 덕분이다. 잔잔한 곡에서도 마디 하나하나를 그냥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고 섬세하게 음 하나 박자 하나 신경 쓰며 연주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키보드 멤버가 포함된 팀을 은근 찾기 어려운 요즘 섬세한 피아노 연주는 물론 화려한 신디사이저 솔로도 선보이는 유명종, 리더이자 플롯, 휘슬에도 능하고 본업인 드럼에서 살벌한 연주를 보여주는 이상운이 팀의 토대를 잡는다. 거기에 깔끔한 연주뿐만 아니라 감성을 극대화하는 사운드 활용도 보여주는 기타리스트 이준형, 곡의 중심을 잡으며 때로는 디테일을 더해주는 베이시스트 조영윤, 이 두 ‘줄쟁이’가 깊이를 더한다. 이들의 매력을 모아놓은 곡으로 ’학식 밴드 드러머‘들의 챌린지 대상이 된 ’항해‘를 꼽을 수 있다. 실음과 향이 느껴지는 디테일하고 짜임새 있는 곡의 구성은 감탄을 자아낸다.


섬세한 감성의 표현 (feat.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https://www.youtube.com/watch?v=ccvhy8stSC0

유다빈밴드 -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 {Live Clip}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음악의 무기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 그리고 이는 유다빈밴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보컬의 가창도 세션의 연주도 섬세한 감성 표현에 능하다. 숨 하나하나도 공들여 뱉는 것 같은 보컬의 표현력은 어쿠스틱하고 발라드의 색채가 더욱 강한 초기의 곡들에서부터 이어져 순식간에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그 감정선을 끌고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면 세션들이 이에 맞춰 함께 끌어올리고 최고점에서 이를 터뜨린다.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이들의 음악은 우리의 마음속에 울림을 선사한다.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내일을 말하다 (feat. 우리의 밤)

https://www.youtube.com/watch?v=HO4mTek8yyI

유다빈밴드 - 우리의 밤(with 유승우) | Live at '우리의 밤 - 언제나 그랬듯이 함께 있을 거야'

듣다 보면 ’벅차오르는‘ 유다빈밴드는 우리를 울고 웃게 한다. 때로는 미친 듯이 신나게 뛰어놀고, 때로는 끈적하고 매혹적이며, 때로는 절절하게 호소하는 이들의 음악이 전하는 이야기는 결국 희망찬 내일을 그리며 끝맺는다. 눈물이 흐르더라도 입은 웃을 수 있는 따스한 감동은 활발한 유다빈밴드의 음악이 끝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2024년 벌써부터 대학 축제의 시작을 끊으며 바쁜 활동을 예고한 유다빈밴드. 오늘 하루는 이들의 음악으로 따스해져 보지 않겠는가.


-Written by.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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