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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신팝 Apr 18. 2024

[더 폴스]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

수많은 신예 밴드들이 혜성처럼 등장해 씬의 주목을 받을 때 꽤나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음악을 자기 자리에서 해오던 이들이 있다.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김다니엘의 또 다른 팀 ‘Wave to earth’가 조금 더 일찍, 그리고 크게 빛을 보긴 했지만 보다 오랫동안 확고한 음악적 색채를 보여온 ‘The Poles’를 에디터 R의 사심을 가득 담아 소개해보고자 한다.


삶에서 마주하는 ‘순간의 극점’을 노래하다(feat. Good Morning Sunshine)

https://www.youtube.com/watch?v=fv5Z8su3SAE

더 폴스 - Good Morning Sunshine | Live at 단독 콘서트 'Good Moring Sunshine', 롤링홀

인간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연속적인, 일생의 사소한 순간들을 하나의 극점이라고 보고 그 극점을 영어로 표현해 ‘더 폴스’라는 밴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 이름처럼 이들의 음악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노래한다.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거칠게 이야기를 건네는 이들 노래의 가사는 담백하면서도 계속 떠오르는 ‘순간의 극점’들을 닮았다.


파도의 청각화(feat. High Tide)

https://www.youtube.com/watch?v=0xT9PT47C4Q

더 폴스 - High Tide | 더 폴스(The POLES) 'High Tide' Official LIVE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몰아치는 더 폴스의 음악은 마치 파도를 청각화한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다양한 톤을 활용하며 곡 분위기에 디테일을 더해주고 짜임새 있는 구성들로 곡을 꽉꽉 채워주면서 ‘파도 치는’ 음악을 만든다. 잔잔하고 차분한 곡에서는 예쁘게 만진 연주 톤들과 부드러운 보컬을 강조하며 조용하게 밀려드는 파도를, 강렬하고 빈틈없는 곡에서는 화려한 연주와 감각적인 사운드, 진한 호소력의 보컬이 강하게 치는 파도를 연상한다.


숨겨진 기타 맛집(feat. Find Me!)

https://www.youtube.com/watch?v=RNgv9fU8v7g

더 폴스 - Find Me! | 더 폴스(The POLES) - Find Me! [LIVE]

더 폴스가 화려한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현 인디 씬 최고 스타 실리카겔 못지않은 ‘기타 맛집’임을 보증한다. 성향이나 장르적 차이로 연주의 결이 다른 것은 맞지만 그만큼 ‘맛있는’ 기타 연주들이 즐비하다. 원 기타 구성 팀임을 미리 알고 듣지 않으면 믿기 어려울 만큼 꽉 차는 사운드들과 다양한 스타일의 리프들은 머릿속에 느낌표를 띄울 만큼 감각적이다.


사연 가득한 목소리(feat. 어느샌가 우리는 매일을 살아왔네)

https://www.youtube.com/watch?v=-WNu7yxsNAQ

더 폴스 - 어느샌가 우리는 매일을 살아왔네 | Live at 'Goin' High vol.2', 롤링홀

본인만의 색을 가진 보컬이 참 매력적이다. 기본적으로 음색 자체가 좋아서 곡의 도입부에서 간질간질하게 귀를 녹이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후렴으로 가면 강점인 가성을 뽐내며 곡에 서사를 더한다. 강렬한 파워 보컬과 여리여리하고 기교 넘치는 음색 테크닉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그러나 그 둘의 장점은 모두 가지고 있는 목소리는 정말 ‘사연 가득한’ 이 남자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 가성도 너무나도 매력적이지만 진성으로 소리를 뽑아낼 때 절규하는 것 같은 사운드는 성량이 엄청나거나 가창력이 압도적이지 않음에도, 오히려 그렇지 않기에 더욱 와닿는다.


미니멀하고 전통적인 구성으로 구현하는 다양성(feat. Sun Shower)

https://www.youtube.com/watch?v=OaOeMJnFTPU

더 폴스 - Sun Shower | [온스테이지2.0] 더 폴스 - Sun Shower

기타/보컬의 김다니엘, 드럼의 김경배, 베이스의 이황제로 구성된 더 폴스는 사실상 밴드의 가장 미니멀하면서도 근본 넘치는 3인조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최소한의 인원으로도 다양성과 완성도 높은 음악을 뽑아낼 수 있는 것은 이들의 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했던 기타만큼이나 베이스와 드럼이 곡에 따라 적절한 연주를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 잔잔한 곡에서는 생각지 못하다 화려하고 몰아치는 곡에서 고개를 들어 다시 보게 되는 드럼도, 기타를 묵묵히 받쳐주다 간혹 감각적인 리프로 진실의 미간을 소환하는 베이스도 더 폴스가 보여주는 다양한 음악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정통 락이라는 장르나 세션에서 그 구성을 고집하면서도 다양성을 선보이는 이들의 음악을 연속해서 듣다 보면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분위기가 남다르다(feat. 맑지 않음에도 투명하길)

https://www.youtube.com/watch?v=9ws-ExRQyzo

더 폴스 - 맑지 않음에도 투명하길 | Live at '먼데이 프로젝트 시즌4 : 단독 콘서트', 구름아래소극

이렇게 다양한 이들의 음악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분위기’가 남다르다는 것. 위의 여러 장점이 종합된 더 폴스의 음악들은 각각의 곡마다 표현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너무도 잘 만들어져있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주들은 기가 막힌 강약 조절을 통해 마치 노래하는 것처럼 긴장감을 형성하며 한 편의 영화가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을 준다. 마치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메소드 연기를 주고받는 것 같은 트랙들은 다양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평생 듣고 싶은 기승전결(feat. Don't Be Afraid)

https://www.youtube.com/watch?v=sIjFNn8pH4k

더 폴스 - Don't Be Afraid | Live at 'The Poles 단독 콘서트 : Goin' High', 롤링홀

더 폴스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어디에 열광하는지 아는 것이 분명하다. 이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기승전결 때문. 한 곡 안에서 매 순간 그냥 흘려보내는 마디가 없고 연주나 가창의 강약 조절, 다양한 사운드의 활용, 가사의 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빌드업을 만들어간다. 청자들이 곡의 흐름에 따라 반응하며 함께 절정으로 치닫아 터질 때면 엄청난 전율을 느낄 수 있다. 이 아름다운 기승전결을 처음 들을 때의 짜릿함을 누릴 수 있는 당신들을 부러워하며 지극히 주관적 기준 최고의 빌드업 인트로가 포함된 라이브 클립과 함께 마무리하고자 한다. 마침 간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오는 더 폴스를 맞이하기 전 이 글과 함께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각각의 곡들을 들으며 이 글을 다 읽는다면 장담컨대 이들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lwHVWwdQ9Q

더 폴스(The Poles) 'Good Morning Sunshine' official LIVE


-Written by.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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