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쓸신팝 Apr 22. 2024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아련하고 벅찬 청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앨범 | 투바투 앨범 | 데자뷰 리뷰

다양한 장르와 컨셉을 시도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하 투바투)가 아련한 청춘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앨범 [minisode 3: TOMORROW]는 약속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 자신의 영혼을 구해줄 누군가를 향한 아련한 고백, 어둔 밤에 속삭이는 세레나데, 가야할 방향을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마음 등 성장하며 느끼는 여러 감정을 바탕으로 한 곡들로 눈부시게 채워졌다. 투바투의 직속 선배인 방탄소년단이 화양연화 시리즈로 보여준 청춘 서사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투바투의 청춘은 어떤지 감상해 보자.

출처 빅히트 뮤직



실패 없는 남돌의 청량

Track 1 내일에서 기다릴게 (I'll See You There Tomorrow)

요즘 잘 나오지 않는 하우스(House) 장르이기에 더 반갑게 느껴지는 곡이다. 청량하고 밝은 느낌의 남자 아이돌들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투바투도 흐름에 맞게 그들에게 잘 어울리는 청량하고 에너제틱한 곡을 가져왔다. 멜로디가 쉽고 대중적이어서 그런지 수록곡이지만, 이 곡이 타이틀곡이어도 좋았을 거 같다는 팬들(MOA)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https://youtu.be/679oSwJav0U?si=EyWGYXr-xgWR0AM1&t=160


이 곡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포스트코러스(Post-Chorus)부터 “함께 저 너머로 I'll see you there tomorrow”가 5번 반복되면서 태현, 휴닝카이, 연준, 범규 순으로 멤버들이 한 번씩 같은 파트를 부른다. 각 멤버별 음색 차이를 느끼는 동시에 무대에서는 각 멤버의 비주얼을 클로즈업해 감상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 ‘DNA’에서 “영원히”라는 파트를 정국, 뷔, 진, 지민이 한 번씩 연달아 불러 팬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던 것이 연상됐다.

Track 2 - --- -- --- .-. .-. --- .--

‘Tomorrow’라는 뜻의 모스부호 신호만 나오는 아주 짧은 트랙이다. 투바투의 첫 타이틀 곡인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 도입부에도 나왔던 모스부호로, 데뷔 초를 상기시킨다. 앨범소개에서 이 모스부호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미래이자, 미래가 존재할 것이라는 희망과 긍정'을 뜻한다고 밝혔다. 이 트랙으로 이번 앨범이 '미래에 대한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웃으며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위태로운 청춘이 마침내 느낀 환희, Deja Vu

Track 3 Deja Vu


https://youtu.be/DiHUEWBRQEI?si=xlNvVEwWvaPC3CBd


타이틀 곡인 ‘Deja Vu’는 하이퍼팝에서 파생된 레이지(Rage)와 이모 록(Emo rock)을 하이브리드한 팝으로 투바투의 긴 구원 서사의 마침표를 찍는 데 적합하다. 강하지 않은 트랩 비트와 호소력 있는 보컬이 잘 어우러져 위태롭고 강렬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또한 2절 마지막 후렴구에 들어가기 전 나오는 사이렌 소리가 불안정하고 예민한 감수성(Emo)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영원럽'이라고도 불리는 투바투의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의 감성이 돋보이는 록(Rock)을 그리워했던 이들에게 반가운 곡이기도 하다.


https://youtu.be/d5bbqKYu51w?si=TqBNiEC4LWxNGgTE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가 아프기만 한 청춘이 말하는 간절함의 어두운 버전이라면, ‘Deja Vu’는 간절함의 밝은 버전이다. “마침내 찾은 answer 나의 미래는 너야”라는 가사처럼 한참을 방황하다 마침내 해답을 찾은 청춘의 환희가 담겨있다. 투바투는 그 전 앨범인 [혼돈의 장]에서 “난 문제 투성이 love sick / 길이 없었어 / 죽어도 좋았어” 하며 고단한 삶에서 구원을 갈망하고, “I'm a LOSER”이라며 잘 풀리지 않는 인생에 지쳐 끝내 스스로를 실패자라 자조하는 슬픔을 표현했다. 그리고 [minisode 2: Thursday's Child]에서 “널 사랑했던 good boys gone bad”라며 사랑에 실패해 흑화하는 모습 등 투바투의 처절하고 애달픈 청춘 서사를 보여주었다.

출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X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 드디어 자신을 알아주고, 함께 나아갈 구원을 만나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성장드라마의 최종화에서 주인공이 승리하는 장면을 보는듯한 감동을 준다. 그간 지독히 아파했던 청년이 다시 상처를 털고 힘차게 일어나는 모습에 그들의 청춘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오늘의 희망찬 마음

Track 4 Miracle (기적은 너와 내가 함께하는 순간마다 일어나고 있어)

내일이 기다려진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삐끗할 수 있지 어때 뭐?/ 네가 잡을 테지 나의 손”이라는 가사에서 숱한 시련 겪었음에도 ‘너’와 함께 극복하려는 투바투의 희망찬 태도가 돋보인다. 서정적인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밝고 신나는 리듬으로 이루어진 곡으로 콘서트에서의 즐거운 떼창이 그려진다.


하이브의 실험 정신

Track 5 The Killa (I Belong to You)

르세라핌이 수록곡 ‘smart’로 아프로비츠를 사용한 것에 이어, 하이브는 이번에도 투바투를 통해 대중에게 아프로비츠를 건넸다. 해외에서 인기몰이한 아프로비츠를 케이팝에도 적극 적용해 보려는 하이브의 실험정신이 보인다.

출처 빅히트 뮤직

'사랑해'라는 말 대신 '길들여 줘'라고 표현하면서 사랑하는 이에게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싶어 하는 정열적인 마음이 느껴졌다.

앨범 전체를 봤을 때 이 곡만 관능적인 매력이 짙어 다소 튀어 보이지만, 이번 앨범 컨셉 트레일러에서 나온 어린 왕자의 ‘길들이다’라는 개념을 가사에서 계속 언급함으로써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청량한 곡이 많다 보니 취향이 다른 팬들을 고려한 서비스 곡이 아닌가 싶다.


헤메이는 청춘, 그럼에도 손에 쥔 작은 희망

Track 6 Quarter Life

https://youtu.be/twW2Qp3k6Ko?si=qL_ZxCMeWoj2uaUC


‘Quarter Life-crisis’는 인생의 4분의 1을 살아온 청년층이 겪는 불안함, 위기감을 일컫는 말이다. 모두 아름답다고 말하는 청춘을 ‘지금’ 살아가는 청년층이 느끼는 감정을 호소력 있게 풀어낸 곡이다. 청년층이 느끼는 감정을 토로하는 곡인만큼, 멤버 중 태현과 수빈이 작사에 참여하여 진정성 면에서도 아쉬움이 없는 곡이다.

어릴 때는 학교와 부모님의 보호라는 울타리 안에서 해가 뜨면 학교를 가고, 또래들과 다같이 공부하고 어울리며 비슷한 날들을 보낸다. '무엇무엇을 해야한다. 어디로 가야 한다.' 등 갖가지 어른들의 참견 아래 막연히 어른이 돼서 누릴 자유를 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갑자기 주어지는 '자유'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그 방대함에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고 가야 맞는 것인지 아무도 답을 내려주지 않아 갈피를 잡기 힘들다.

출처 빅히트 뮤직

그런 '어린' 어른의 시기를 겪고 있는 투바투는 'Quarter Life'로 솔직하게 자신도 청춘의 시간을 살아내기가 버겁고 막막하다고 말한다. 때론 힘들 때 누군가 '나도 그렇다'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로 다가오듯, 무대에서 빛나는 그들도 여느 청년들과 다르지 않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위로로 다가온다. 2절 프리코러스에서 휴닝카이의 외치는 듯한 보컬로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고, 태현이 “헤매듯 헤쳐 나가 quarter life crisis”라고 힘차게 외친 뒤 따라오는 시원한 밴드 사운드가 마음의 답답한 응어리를 드럼으로 세차게 두드려 터트려주는 듯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1절에서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시작했지만, 곡의 마지막 후렴구에서는 헤매듯 헤쳐 나가자고 말하는 그들의 외침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에 충분히 와닿을 수 있을 것이다.


라이브가 기대되는 리믹스

Track 7 Deja Vu (Anemoia Remix)


https://youtu.be/9XxG6FUyh7g?si=lyWGviMAi-3UQypv


'Anemoia’는 경험하지 않은 시절에 대한 향수라는 뜻이다. 도입에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나오다가 록(Rock)으로 확 변하는 이 리믹스는 멤버들의 보컬 강점이 더 잘 드러나게 한다. 타이틀이 트렌드에 맞게 레이지(Rage)와 이모 록(Emo rock)를 차용했다면, 이 리믹스는 대중에게 좀 더 익숙한 사운드로 다가간다.


기다려지는 내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투바투는 앨범을 통해 그간 꾸준히 성장 서사를 담아왔다. '꿈의 장' 시리즈와 [minisode1 : Blue Hour]으로 유년에서 소년으로 성장하며 친구들과의 만남, 모험, 갈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후 '혼돈의 장' 시리즈와 [minisode 2: Thursday's Child]에서는 소년이 처음 경험하는 사랑과 사랑의 실패로 인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담았다. 그리고 '이름의 장' 시리즈에서는 청년이 느끼는 성장을 유예하고 싶은 마음과 성장하기 위해 현실을 직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출처 빅히트 뮤직

이번 [minisode 3: TOMORROW]는 전작의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면서 성장통을 겪고 마음을 의지할 대상을 찾으며 이전에 비해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련을 겪으며 마침내 소년에서 청년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긴 겨울을 지나 앙상한 나무에 푸른 새잎이 돋는 걸 보는 것처럼 괜스레 뭉클해진다. 혹시 성장통에 남몰래 아파하고 있다면 이번 투바투의 성장 서사가 담긴 앨범을 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봄날의 햇볕처럼 자연스럽게 당신의 마음에 '그래도 헤쳐나가 보자'는 희망의 메시지가 내려앉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련된 사운드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강점으로 가진 투바투가 다음에는 어떤 그들만의 몰입력 있는 서사를 써 내려갈지 궁금해진다.




-written by. Sujin-

매거진의 이전글 [더 폴스]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