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쓸신팝 Apr 26. 2024

[원위] 그들의 우주를 유영하다.


밴드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지금 약 1년 3개월의 군백기를 가졌던 원위가

<Planet Nine> 시리즈의 세번째 앨범인 [PLANET NINE : ISOTROPY]를 선보였다.

원위가 꾸려오고 있는 우주 속에서 어떤 행성을 또 만들어 냈는지

이번 앨범인 [PLANET NINE : ISOTROPY]를 통해 알아보려고 한다.


출처 RBW


등방성


Isotropy는 한국어로 등방성이라는 뜻을 가졌다. ‘등방성’이란 어느 물체를 관찰할 때, 관찰하는 방향이 달라져도 성질이 변하지 않다는 의미를 가졌다. 전곡이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이뤄져있는 만큼 원위의 색이 담겨있으면서 개인의 감성을 더했다. 마치 등방성처럼 원위 멤버들 각자의 색을 넣었지만 멤버들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이 쌓아오고 있는 아이덴티티와 팀명 (원위 : 우리(WE)가 서로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진정한 하나(ONE)가 되어간다.) 그대로의 힘은 달라지지 않는다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시리즈 앨범의 전작이었던 ‘VOYAGER’에선 마치 우주를 중심으로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과 설레임을 만끽할수 있는 곡들이 다수였다면, 이번 앨범은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후 후회하는 마음과 그리움, 추억을 정리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별이라는 주제에 맞춰 서정적이고 아련함이 가득한 가사와 멤버들의 꽉 채운 밴드사운드를 느낄 수 있으며 서로 상반된 여운을 남겨준다. 이 앨범을 듣고 나면 마음 한 켠 묻어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 또한 등방성과 같이 과거를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지만 그 때 느꼈던 감정과 추억은 그대로인 모습을 보여주는 원위만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출처 RBW


우주밴드가 들려주는 별의 이야기


원위는 시리즈의 주제인 우주, 과학과 관련된 단어를 가사나 제목에 넣어 팬들 사이에서는 ‘이과형 밴드’와 ‘우주밴드’라고 불리는만큼 이번 시리즈 앨범 [Isotropy] 역시 과학적 용어와 별을 포함하여 그들의 우주적 이미지를 한층 더 굳혀갔다. 그 중 ‘한여름 밤 유성우’, ‘별 세는 너’ 라는 두 곡은 ‘별’이라는 단어를 통해 우주와 관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별과 유성우(별똥별)가 떨어지는 날 사람들은 별을 향해 각자의 소원을 빌기도 한다. 이 두 곡은 이별한 연인을 그리워하며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소원과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별처럼 상대방이 내 곁에 있기를 소원하는 곡이다. 두 곡은 같은 매개체를 이야기 하고있는데 상반된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들을 때 더 재밌게 들리기도 하며 수록곡이지만 이별과 우주를 교집합을 시킨 그야말로 원위의 감성을 잘 느낄 수 있는 곡이라고 말하고싶다.


Track 1. 추억의 소각장

타이틀곡인 추억의 소각장은 원위의 주특기인 락발라드의 장르이며 총 10번의 수정이 있었던만큼 짜임새가 아주 탄탄한 곡이다. 용훈과 기욱이 작곡 했으며 도입부에선 잔잔히 혼잣말 하듯 고요하게 시작했다면 프리 코러스 부분부터 점점 강해지는 기승전결이 완벽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브릿지 부분에서 기타 솔로의 애드립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용훈의 휘몰아치는 보컬의 합은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 감정을 절실히 보여준다. 소중했던 추억들이 소각장에서 연소되어 재로만 남아졌다는 가사 또한 먹먹함을 느낄 수 있다.

https://youtu.be/zuMam6-0NFc


Track 2. Shoot It Out

서로 다른 음을 내던 존재가 평행우주 속에서 같은 음이 되었을 때 함께 선율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와 서로의 주파수에서 연주하는 이야기의 가사를 가졌다. 가사에 어울리게 서로의 주파수를 맞추는 것 처럼 박자 속에서 빨라졌다 느려지는 프리템포가 매력적인 곡이다. 또한 기타와 베이스를 담당한 강현과 기욱이 작곡해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휘몰아친다. 거기에 묵직한 베이스가 힘을 더해주니 원위의 깊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Track 3. 한여름밤의 유성우

기욱이 작곡했다. 유성우가 떨어질 때 귀로 듣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곡이다. ‘야 별 떨어진다’ 라는 가사를 뒤로 유성우가 떨어지는 듯한 피아노 코드진행과 경쾌한 리듬이 마치 수많은 유성우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늘에 빛나는 유성우를 상대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으며 ‘너와 별자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가사에선 연인이 되고싶은 간절함과 상대방을 바라보는 마음이 들어있어 마치 벅차오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Track 4. 별 세는 너

용훈이 군대에 있을 때 썼던 곡이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소프트 락으로 얼핏 들었을 땐 포근한 커플의 이미지가 연상되는듯 하지만 사실 이별 이야기라고 생각이 든다. 처음 시작되는 가사에서 ‘이제야 전하는 내 마음이’라는 구절로 후회하고 있는 입장에서 곡이 진행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계절을 함께 하고, 별을 세는 상대방의 눈동자 속에서 느낀 그 감정들 또한 이제 돌이킬 수 없기에 애절하고 진심 어린 가사를 포함하고 있지만 담담한 느낌을 주는 곡의 진행을 느낄 수 있다.


Track 5. Kiss in the Rain

동명과 기욱의 자작곡이다. 동명이 가진 목소리의 톤이 잘 살려진 곡이며 제목에 키스 라는 단어가 있기에 연인의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꿈을 잃어버린 나에게 보내는 곡이다.

왠지 기분이 쳐지는 날이 문득 있다. 딱히 잘못된게 있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무거워지듯 축 처지는 날이다. 그럴 때 이 노래를 듣는다면 피아노의 아르페지오 주법과 잔잔한 드럼이 먹먹한 기분을 살살 풀어주며 재지한 블루스 리듬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내리는 빗속에선 뭐든 해도 괜찮다고 다독여주듯이.


Track 6. 다시 만나서 반가워

마지막 트랙인 ‘다시 만나서 반가워’는 공백기를 지나 다시 단체로 컴백한 원위 자신들에게 보내는 곡인 것 마냥 느껴졌다. 신나는 신디사이저 사운드로 시작하는 이 트랙은 애니메이션 ost같다. 쉴 틈 없이 진행되는 드럼 비트는 다시 단체로 돌아온 원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듯 달리는 느낌을 준다. 2절 후렴에 들리는 시원한 기타 솔로에 맞춰 들리는 드럼 소리는 쾌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출처 RBW



다시 만나서 반가워


군백기를 포함하여 약 10년의 시간동안 원위의 팀워크가 더욱 단단해지고 발전했다. 또한 멤버들의 성숙해진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서로에 대한 믿음이 커진 모습 또한 볼 수 있었다. 한 기사에서 리더 용훈은 군대에 있는 동안 멤버들과 실력이 차이가 날까봐 걱정을 했지만 멤버들의 발전된 모습이 빌드업이 되어 더욱 수월해졌고 공백기가 무색한 10년의 합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원위는 단체로 앨범을 내는 것에 설레임을 다시 느끼며 멤버들의 든든함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 스포츠투데이 원위 인터뷰 발췌 ]


원위만의 감성으로 나온 앨범인 [PLANET NINE : ISOTROPY]의 리뷰가 끝났다.

전 곡을 들으면 마음 속 한켠에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며 이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인 먹먹함, 후회스러움, 아쉬움, 그리움 그리고 남은 추억들까지 모두를 상기시켜준다. 다시 단체가 된 원위가 앞으로 어떤 감정을 원위만의 감성으로 다시 들려줄지, 또한 다음엔 우주와 관련된 어떤 매개체를 가지고 나올지 궁금해진다.

그들의 우주는 과연 어디까지 있을까.

 앞으로 그들의 우주가, 세상이 얼마나 더 넓어질지 기대가 된다.






written by. Editor W

매거진의 이전글 [엔시티 도영] 맑을 청青, 봄 춘春, 청춘의 포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